IMF한파와 로빈후드 효과

장현성 우리투자증권 북수원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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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먼저 나라 곳간이 채워지고 넘쳐나야 한다. 배를 굶주리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미국·일본이 떵떵거리고 잘나가고 있는 게 부럽지도 않은가. 중국은 오히려 잘나가는데도 긴축을 외치고 있다. 우리 경제를 보자. IMF때보다 더 문제다. IMF때는 멋도 모르고 당했다. 있는 돈 그냥 까먹었다. 많은 국민들이 지금은 어떤가. IMF이후 10년 가까운 세월을 대출, 근저당 설정 등 빚으로 사는 인생이 아닌가. 지금은 빚 위에 빚을 질 판이다. 총체적인 경제위기 상황을 타개할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얼마 전 누구는 “내가 못한 게 뭐가 있느냐”고 이야기했다. 인간은 잘해도 못했다고 해야 인격이 서는 것 아닌가? 참여정부는 분배와 평등 그리고 균형발전이란 허울 좋은 명분 속에 우리의 발전 역량을 갉아먹고 있다. 피폐한 서민경제와 IMF때보다 더 악화된 경기, 통계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높은 실업률, 도심지의 높은 공실률, 생산과 전혀 무관한 도심의 도박장들, 악화된 투자심리와 저조한 투자율 등 깜깜하다.

‘로빈후드 효과’란 말이 있다. 로빈후드는 숲에 살면서 부자들로부터 물건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준다. 하지만 로빈후드를 피해 부자들은 다른 지역으로 떠난다. 그러자 부자들이 떠난 지역은 가난한 사람들만 남아 그 지역은 더 가난해진다는 얘기다. 현 정부가 하는 일이 꼭 로빈후드와 비슷하다. 나라를 하향평준화의 수렁으로 한걸음 한걸음 내몰고 있는 것같다. 강남을 때려잡겠다는 발상이 한 예이다. 돈 많이 벌어 더 좋은 곳에서 살고 싶은 게 인간의 욕망이다. 이러한 욕망은 건강할뿐만 아니라 권장돼야 한다. 새로 조성될 판교신도시에 일정 부분 임대아파트를 짓는다고 한다. 이는 잘못이다. 인간은 더 좋은 곳에서, 더 좋은 집에서 살려는 바람이 있다. 사람들이 더 좋은 집으로 한단계씩 올라가면서 밑에 있는 저품질 아파트가 비워지고 저소득자를 위한 주택이 자연스럽게 공급된다. 현 정부는 잘한 게 별로 없다. 이제부터라도 국민이 잘살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업의 투자심리를 회복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세계경제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나라가 잘살기 위해선 지금의 방식을 180도 바꾸면 된다.

/장현성 우리투자증권 북수원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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