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노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김경배 화성 농업기술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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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이 늙어 간다는 이야기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지난 30여년동안 우리나라는 도시화, 산업화 과정을 겪으면서 전반적인 생활여건의 향상, 의료보건 기술 진전 등으로 국민 평균 수명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전체 인구의 7%를 넘어서는 고령화사회가 됐다. 농촌의 경제구조도 생산위주에서 상업농 형태로 전환되면서 저장·가공·유통 부문은 대부분 도시로 이전됐고 농업의 기계화가 미흡한 상황에서 젊은층들이 교육이나 취업 등의 이유로 도시로 진출하면서 농촌 노동력은 고령자나 부녀자 등에 의존하는 등 영농후계 인력 부족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 대부분 노인복지시설 및 관련 기관 등이 도시에 편중됐고 사회복지서비스도 도시 중심으로 실시되고 있어 농촌 노인들의 복지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지난해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농촌 노인 절반 이상 연간 소득수준이 최저 생계비를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노인 대다수가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하거나 일부 가족으로부터 보조받아 생활하고 있고 절반 이상이 월평균 50만원 이하의 생활비를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 노인들에겐 경로연금이나 국민건강보험, 경로우대 정책 등 여러가지 사회복지제도 확대가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지만 이보다 더 시급한 건 어느 정도 건강하고 능력있는 노인들에게 지속적인 일거리를 제공, 사회적 역할에 자긍심을 갖고 정신적으로 행복한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 점이다.

화성시는 농촌 노인 삶의 질을 종합적으로 높이기 위해 양감면 솔미와 정남면 문학리 등 시범마을 2곳을 선정, 한양대 산업의학과와 협력, 농사에 따른 위해요인 실태조사를 완료했으며 이 결과를 토대로 농촌 건강장수 마을을 관리·운영하고 있다. 짚풀공예 등 농촌 노인들이 지니고 있는 솜씨를 개발해 소득화하고 가볍게 일하면서도 고소득이 가능한 벌침이나 로얄제리, 프로폴리스, 화분 등을 생산해 소득과 건강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양봉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취미활동인 게이트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경제·심리적으로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지도하고 있다.

노인복지문제는 남의 일이라고 치부할 수 없으며 언젠가 우리 모두 직면해야하는 필연적인 과제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여가생활 프로그램 개발과 경제적 입지, 사회·가부장적 역할을 부여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농촌 노인 복지를 위해 농촌 건강장수 마을은 확대 보급돼야 한다.

/김경배 화성 농업기술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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