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중정 총영사와 인하대

김형수 (사)한국삶의질연구원 이사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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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 언론사가 실시한 전국대학평가에서 인하대가 9위로 복귀했다. 이번 평가에서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비롯, 서울대, 포항공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서강대 등 대부분 서울의 유수 대학들이 톱10 반열에 들었다. 학문의 세계화와 외국학생 유치 등 치열한 대학간 우위경쟁은 국내를 넘어 세계로 치닫고 있다. 인하공대로 출범, 반세기를 넘긴 인하대가 옛 명성의 맥을 이으며 고등교육 선진화를 지향하는 모습은 지역의 자부심으로 우리 모두 눈여겨 볼 일이다. 선진국 사례에서도 우수한 인적·물적자원이 풍부한 고등교육 발전은 지역의 발전과 긴밀하게 연계됐기 때문이다.

인천은 그동안 지역사회의 사회·문화적 성과 때마다 일치된 환호를 보냈다. 격려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이러한 지역 주민들의 애향심만큼 국내 우수 대학으로 성장한 인하대의 결실에도 지역사회의 인색하지 않은 격려의 박수가 필요하다. 인하대 창학배경은 하와이 첫 이민의 역사와 함께 한다. 인하대 설립과 관련, 제물포항을 떠나 미국 하와이에 정착한 하와이 동포들의 정성과 지역사회 성원은 지울 수 없는 인천의 역사다. 이곳에서 먼 이국의 땅으로 이민을 간 선조들의 발길을 담아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인천과 하와이의 첫 음절로 ‘인하’란 교명을 지었으며, 숙명적으로 인천에 고등교육기관이 설립됐다.

이승만 대통령은 ‘인하공과대학 설립에 즈음하여’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고 망명생활에서 운영한 한인기독학원 부지와 재산 등을 매각, 얻은 15만달러를 인하공대 설립자금으로 조성했다. 이 돈은 당시 하와이의 오중정 전 하와이 총영사(재임기간 1951~1960년)를 통해 전달됐다. 이러한 역사의 질곡을 가슴에 두고 살았던 오중정 전 총영사가 지난 8일 하와이 퀸스병원에서 8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최근 인하대는 송도캠퍼스 조성사업 등 새 비전들을 제시하고 있다. 고등교육 한세기를 향한 인하대의 제2 창학의지와 기대, 그리고 오중정 전 총영사 역할 등이 지역의 자긍심으로 다시 이어져야 한다. 작고 직전까지 이승만 대통령 숭모회 고문을 맡았던 그의 영결식은 21일 한인기독교회에서 한인사회장으로 열린다. 민족과 지역의 대학, 세계의 대학으로 발돋움하는 인하대와 제물포항을 가슴에 담았을 오중정 전 총영사의 영전에 꽃다발을 바친다.

/김형수 (사)한국삶의질연구원 이사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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