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의 메리트

최길현 신용보증기금 군포지점장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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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3년 미국의 오티스사가 처음으로 엘리베이터를 만들었을 당시 속도가 너무 느려 사람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속도를 빠르게 하려면 그만큼의 시간과 기술, 그리고 돈이 들기 때문에 고민에 빠진 회사는 한 여성 관리인 아이디어로 엘리베이터 옆에 거울을 설치했다. 거울을 설치한 후 거짓말처럼 이용자들의 불만은 크게 줄었고 기업의 경비 절감과 이용자들의 불만 해소도 동시에 해결됐다.

1950년 맥아더 장군이 인천상륙작전을 계획했을 때도 미군 수뇌부는 인천은 조수간만의 차와 항공지원의 항속거리 밖에 있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했으나 맥아더 장군은 “북한군 지휘관들도 당신들과 같이 훌륭한 장군이다. 여러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북한군 장군들도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것이며, 따라서 인천은 방비가 소홀할 것이다. 바로 이 허점을 친다면 성공할 수 있다”며 강행, 결과적으로 대승을 거뒀다.

요즘에는 여자화장품에 남자배우를 등장시킨다든지, 치열한 경쟁시대에 오히려 옛날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나 음식점, 인터넷 등을 통해 성공을 거두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처럼 터무니 없고 사회통념을 뒤집는 획기적인 역발상 생각들이 충격을 넘어 개인과 기업에게 엄청난 광고효과와 이윤을 안겨주고 있다.

역발상에 관해 연구하고 있는 로버트 서튼 스탠퍼드대 경영학 교수는 “역발상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건 바로 ‘냉소와 믿음 사이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아이디어를 완성해 가는 과정에선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이 필요하지만, 어떤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어떤 아이디어를 버릴 것인지 결정해야 할 때가 오면 냉소적인 태도로 자기가 만든 아이디어를 스스로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늘날 성공한 기업들은 저마다 다른 철학과 행동 등을 갖고 있다. 어떤 기업가는 정해진 길을 걸어 성공의 문에 이르렀지만, 일부는 이단의 길을 통해 목적지에 도달한다. 오늘날처럼 변화무쌍한 시대엔 후자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그러자면 기업가는 자신의 의식이 형성해 놓은 범주에서 벗어나 늘 해 오던 일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직원들의 실패까지도 칭찬할 수 있어야 한다. 항상 의견이 같은 사람이 2명이 있다면 그중 1명은 필요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최길현 신용보증기금 군포지점장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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