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적 삶을 위한 학교교육의 역할

윤완 벌말초교 교감·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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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학생들의 삶 자체가 모두 학생의 자율에 의해 영위되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건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현실 여건상 교과목 수업시간 이외의 활동에 한정된 활동에만 적용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자율활동의 개념 규정은 학교 공동체의 의미를 부각시켜야 한다. 한 학교에서 생활한다는 건 바로 지역 공동체와 우정 공동체의 기본조건이 된다. 따라서 학교의 자율활동은 학급단위를 넘어 학년단위, 그리고 학교 단위로 확대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자율활동의 목표, 즉 공동체의 삶 자체를 멋지고 성숙하게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 학교에서 학생들의 자율활동을 거의 불가능하게 하는 장애조건들이 많다. 학교의 일과 시간표가 너무 빈틈없이 짜여져 있다는 점,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할 일이 학교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결정할 일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 그리고 학생들이 스스로 해야 할 일과 아닌 것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이다. 자율활동을 위해 수업시간 운영의 융통성을 과감하게 증대시켜야 하고 교사가 민주적으로 행동하도록 강한 리더십과 영향력을 보여야 하며 학칙을 위시한 제반 규정상에 허용된 범위에서 최대한의 학생 자율성과 이에 따른 활동을 인정해줘야 한다.

자연주의 교육사상가인 루소는 ‘에밀’에서 “모든 건 조물주의 손으로부터 나왔을 때는 선했으나 인간의 손에 닿으면서 악하게 됐다”며 인공적으로 문화를 부여하는 환경과 전통적인 교육에 의해 인간은 퇴락하는만큼 참다운 자연성의 선과 미를 육성시키는 교육을 주장했다. 다원적인 사회로 접어들면서 인간의 사고는 점점 자기중심적으로 빠져 심각한 이기주의가 나타나고 있다. 지나친 인간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자연중심적 사고로 전환돼야 한다. 흔히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인간은 누구나 그가 속한 사회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 따라서 개개인은 그 사회가 요구하는 규범과 질서, 그리고 그 구성원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공동체적 가치를 추구하고 함께 공유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개개인의 잠재적 능력의 개발과 공동체적 의식의 함양으로 자아정체성 확립과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자질을 키워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서의 맡은 바 역할을 할 수 있는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이는 또 다른 인격적인 만남을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윤완 벌말초교 교감·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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