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한 경기관광 활성화

임병수 경기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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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처럼 아내와 극장 나들이에 나섰다. 일에 치이다 보니 함께 데이트할 시간이 없어 늘 미안하기만 했는데, “표 예매도 하지 않고 그냥 가면 어떻게 하느냐”는 아내의 가벼운 타박에 오히려 외출의 기쁨이 묻어있다. 극장가는 꽤나 한산했는데 표는 구할 수 없었다. 600만명이나 봤다는 흥행작인데 어찌 이렇게 창구가 한산할까 가만히 들여다보니 다들 인터넷예매를 해 온 모양이다. 예매하고 와선 무인발권기에서 표만 찾아가는 풍경을 보며, 새삼 우리 생활 곳곳에 소리 소문 없이 자리 잡은 예약문화의 힘을 실감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추위에 덜덜 떨며 극장 앞에서 길게 줄을 서서 표를 사곤 했던 것 같은데 세월 참 좋아졌다. 예약문화가 일상화되면서 표를 구하려는 극장가 장사진도, 그 틈새를 오가는 암표상도 추억 속 광경으로 남았을뿐이다. 이같은 변화를 이끈 건 역시 인터넷이다. 인터넷 보급에 따른 웹기반사회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게 한다. 특히 문화관광분야에선 더욱 그렇다.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얻고 스스로 계획을 세운 후 예약을 하고 떠난다. 입맛에 맞는 곳을 콕 찍어 나서니 불편함은 줄고 만족도는 높아진다. 극장가나 공연장 등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호텔이나 여행사들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온라인 예약시스템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통해 거래가 성사되고 유통이 이뤄진다. 인터넷 예약이란 모름지기 신뢰와 예측가능성을 바탕으로 한다. 이를 위해선 고객들의 기호와 선호를 충족시켜주는 알찬 정보와 상담 서비스 등이 필요하다. 자칫 지나친 수익에만 치중하다 놓칠 수 있는 서비스의 질을 보증할 수 있는 장치 또한 절실하다. 그런 면에서 안심하고 찾고 즐길 수 있는 숙박시설과 먹거리, 볼거리 등에 대한 공신력 있는 기관 인증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이다.

주5일근무제와 주말체험학습 열풍 등으로 경기도 관광산업도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경기도에는 특급호텔과 같은 좋은 숙박시설들이 없다고들 하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펜션과 콘도 등은 즐비하다. 특색 있는 숙박시설들을 발굴하고 먹거리와 볼거리 등 품격 있는 관광자원을 엮어 언제 어디서나 고객들이 직접 맞춤식 코스를 짤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고객중심의 공공서비스와 시장 친화적 수익창출은 그리 먼 데 있지 않다. 민·관이 합심, 구축하는 거도차원의 경기관광 온라인예약시스템 속에 그 답이 숨어있다.

/임병수 경기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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