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지금 우리 곁을 떠나지만 너의 환한 미소와 따뜻한 가슴은 우리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숨쉴 것….”
지난달 27일 아프가니스탄 바그람기지에서 자살폭탄테러에 희생된 다산부대 윤장호 하사 영결식에서 특전사 입대동기가 낭독한 조사 글 중 일부이다. 윤 하사는 넓은 세상에 공부하겠다고 중학생의 몸으로 홀홀단신 미국으로 건너가 온갖 시련을 극복해가며 대학까지 마치고 11년만에 귀국했다. 더욱 기특한 일은 ‘지옥훈련’이라고 하는 특전사에 자원 입대한 것이다.
이 시대에서 보기 드문 이런 훌륭한 청년이 세상을 홀연히 떠났다. 참으로 아깝다.
70년대 필자가 결혼할 시기에는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국가시책에 따라 보통 가정에 하나, 둘의 자녀가 고작이었다. 이때부터 경제가 급속히 발전한 시기여서 자식들에 대한 교육열이 ‘과열’이라고 할 정도로 뜨거웠다. 대가족제도 하에서 어려운 시기를 겪은 부모들의 눈물겨운 삶이 자식에 대한 과열교육으로 변형된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교육열은 자식들에게 물고기를 잡아주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게 그리 힘들고 어려운 것인가. 요즘 마마보이니 티처보이니 자기 주관대로 하지 못하는 의존형 청소년들이 많다고 한다. 유명 스포츠 선수나 유명 연예인들이 군입대를 기피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일도 있었다. 지금도 군에 가는 것을 그리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일부 젊은이들이 있다고 들었다.
남이장군이 약관 20세 이시애의 난을 평정하고 올라오는 길에 백두산에 세운 평정비 ‘북정가(北征歌)’중 이런 시귀가 있다. ‘남아이십미평국(男兒二十未平國)이면 후세수칭대장부(後世誰稱大丈夫)리요!’ 남아 20대에 나라를 평안하게 하지 못하면,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부르겠는가? 참으로 호쾌한 시다. 연약한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젊은이들이여. 국가가 우리에게 무엇을 해 줄 것인가 생각하기 전에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자. 정보화시대인 요즘 천라지망(天羅地網)같은 네트워크 속에서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얻은 세대들은 성인이 돼도 국가관이나 협동정신, 봉사정신, 희생정신, 폭 넓은 공동체 정신 등을 잃어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일부 부모들은 군복무를 통해 이런 것들을 경험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이런 면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허약한 젊은이들에게 많은 교훈과 메시지를 남기고 간 윤장호 하사!
천국에 가더라도 마마보이, 티처보이, 마음이 허약하고 정신적으로 타락한 젊은이들을 굽어 살펴 주시라. 조국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이들이 순수하게 자라 무지개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보살펴주시라!
/임병석 수원시 장안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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