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로 가는 지역문화 전략

이규찬 공연기획자 수원장안구민회관 프로그램 운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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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지역축제들은 정확히 추정하긴 어렵지만 1천여건에 이를 것으로 필자는 추정하고 있다. 작은 땅에서 왜 이리, 이렇게 많은 축제들이 이뤄지고 있는가. 축제란 지역 문화 정체성에 맞춰 같이 더불어 사는 공동체 삶의 표현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마당이요, 장(場)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성공적인 축제들은 적고 지역의 문화정체성을 만드는 축제들이 별로 없는 건 아쉬움이 많다.

지방자치 이후 10년여동안 한국을 축제의 나라로 만들어 오면서 관변, 혹은 정치적 도구로 활용돼 오는 다소 빈곤한 축제를 펼쳐왔다. 자연발생적으로 생활공동체에 기반을 둔 축제들은 찾기 어려운 실정에서 지금의 축제들은 문화 자체도 산업영역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도시축제로 만들어지고 있다. 다소 과장될지 모르지만 전통·토속적인 축제가 공동체적 삶을 상실한 현대적 의미의 축제로 분화되고 있음이다. 전통적이고 토속적인 의미의 축제를 찾기 어려운 일부 자치단체들은 현대적 문화콘텐츠를 담은 고부가치성 문화·예술축제를 모색하고 있다.

이제는 해당 지역의 장소마케팅을 고려하고 경제적 효과를 고려하는 문화콘텐츠 관광축제로 옮겨가고 있기에 더욱 더 전략적인 모색이 필요하다. 그리고 중요한 지역의 정체성을 살리는 축제, 지역문화를 살리고 그 안에 더불어 사는 많은 지역 주민들과 같이 하는 축제, 많은 문화정책입안가와 축제기획자가 고민해 만들어야 할 숙제다. 그것이 전통축제든, 토속문화축제든, 예술축제든 말이다.

지난 2일 한·미 FTA협정 체결은 우리의 문화산업부문에서도 많은 타격을 줄 것은 자명하다.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문화도 시장의 원리속에 놓여지는 게 어찌할 수 없는 사실로 다가올 지라도 국가·민족·지역·인종이 다른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게 우리가 갖고 있는 문화정체성을 지키는 길이다. 축제는 이러한 지역이란 다양성 속에서 문화정체성을 찾는 노력을 가시화하는 공동체화작업이기에 더욱 그렇다. 지역의 특성화작업이 그 하나의 열쇠다.

기존의 축제를 새롭게 변형하는 과정으로 가는 모습들이 많이 있다. 대표적으로 전남 강진의 청자문화제이다. 강진군민의 날 행사등과 연계됐던 금릉문화제를 지난 96년부터 강진청자문화제로 바꿔 강진이 청자의 발상지임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지역특화 관광축제로 열리고 있다.

물론 그 지역의 특성화에 맞게 지역이미지를 브랜드화는 축제사례로 보령머드축제, 무주반딧불축제, 함평나비축제 등이 있다. 도시나 농촌 등지에서 성공적으로 정착된 예술축제들이 짧지만 최근에는 많이 있다.

지난해말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최고의 축제는 가평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었다.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2회 성공적으로 펼쳐진 제천의 국제영화음악축제는 앞으로 주목할만한 그 지역을 특성화한 전략적인 문화콘텐츠 예술축제로 거듭 나리라 생각한다. 그 지역이 갖고 있는 특성을 정체성으로 부각하고 관광산업으로 육성화하는 다각적인 전략을 가져야 함이다.

/이규찬 공연기획자 수원장안구민회관 프로그램 운영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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