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의 처지에 따라,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는데 이것은 비단 젊은 연인사이거나 어린 자녀에게 부모가 사주는 경우만은 아닐 것이다. 요즈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서로 주고 받는 가에 대한 정확한 통계수치를 알지 못하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에 따른 경제 활동은 아주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가장 훌륭한 크리스마스 선물은 종이로 포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들은 파는 것도 아니며,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한 해 동안 계속 밝게 살 수 있도록 해주며, 더욱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해주는 크리스마스에 얽힌 추억을 의미할 것이다. “크리스마스 때 무엇을 받았니?” 이것은 크리스마스 이후 전 세계적으로 어린이들이 주고받는 질문이다. 새로 얻은 선물들은 크리스마스 아침이 밝아오면 전시되어 찬탄을 받지만 그런 다음은 바로 잊혀져 버린다. 만일 우리가 크리스마스 때 하는 질문 중에서 단 한 낱말만 바꾼다면 엄청나게 다른 결과가 발생할 것이다. “크리스마스 때 무엇을 주었니?”라는 질문을 생각해보자.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은 크리스마스 정신을 활짝 피게 해준다. 크리스마스 정신은 우리의 바쁜 세상 생활에서 눈을 돌려 물질이 아니라 사람에게 더욱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우리가 자신을 내어줄 기회는 무한하지만 잘못하면 그 기회를 잃어버릴 수 도 있다. 기쁘게 해 주어야 할 마음이 있다. 주어야 할 선물도 있다. 실천해야 하는 행위도 있다. 가서 외롭고 울적해 하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자. 가서 울고 지쳐있는 사람을 위로해 주자. 가서 친절한 행동을 베풀어 주자. 그리고 오늘의 세상을 보다 밝게 만들어 주자.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 충남 서해안 앞바다에 우리의 많은 이웃들이 검은 기름의 유출사고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보도가 연일 신문과 방송의 많은 부분을 차치하고 있다. 대통령선거기간동안 개인의 정치 성향에 따른 선거운동들이 있었고, 멀지 않은 과거에는 한반도 전체를 붉게 물들었던 붉은 악마의 함성들이 아직도 우리의 가슴속에 살아 있지 않은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태안 앞바다에 가서 기름에 젖은 돌을 닦아내고 기름기가 스며든 해안을 청소하고 있다. 그곳을 다녀온 분들의 말을 빌어보면 이것을 언제 다 치우려나 하는 생각이 나기도 하지만 역시 우리 민족의 위대한 저력을 그곳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자원봉사자들로부터 느꼈다고 한다. 나 하나의 힘이 비록 약할지라도 여럿이 모이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을 우리는 월드컵 응원부터 최근의 대통령선거에까지 느낄 수 있었다. 나눔과 베풂의 정신인 크리스마스 선물을 서해안에서 절망과 고통을 받고 있는 분들에게 전해줌으로서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나의 도움이 필요한 다른 사람에게 나의 것을 나 자신을 나누어주자.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의 훌륭한 기억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남경현 경기대 응용정보통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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