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시인 장진성

전문순 경기신보재단 상임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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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김일성대학을 졸업하고 조선노동당 작가로 활동했던 탈북시인 장진성의 시집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가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300만 餓死(아사)를 폭로해야 한다고 북한에서 메모했던 글을 가슴에 품고 두만강을 건너 탈북했다 한다.

며칠전 시집을 사서 읽었다. 시집은 북한 동포들의 생존에 대한 갈망과 굶주림에 대한 고통을 절절이 표현하고 있었다. 특히 2007년 인터넷을 달궜던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는 시가 아니라 통곡이요 분노요 고통과 절망이었다.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그 종이를 목에 건 채/ 어린 딸 옆에 세운 채/ 시장에 있던 그 여인은/ 그는 벙어리였다/. 사람들이 던지는 저주에도/..딸을 판 백 원으로/ 밀가루빵 사 들고 허둥지둥 달려와/ 이별하는 딸애의 입술에 넣어주며/ 용서해라! 통곡하던 그 여인은’ 고3 아들에게 읽어주었다. “에이 설마 사실이겠어요?”

시인은 북한 실상을 또 이렇게 쓰고 있다. ‘밥이라면/ 시퍼런 풀죽으로만 알던 아이/ 생일날 하얀 쌀밥 주었더니/ 싫다고 발버둥치네/ 밥달라고 내 가슴을 쥐어뜯네(밥이라면 중에서)’ 아들이 다시 물었다. 왜 그렇게 못살아요? 우리가 도와주면 안 되나요? 대답했다. 북한이 핵등으로 남한을 위협하고 있고 김정일이 정권 유지를 위해 민주개혁을 안 하니 못살지.

아들놈이 한 마디 던진다 ‘그래도 주민들이 참나보죠?’ 갑자기 멍해진다. 슬며시 책으로 눈을 돌렸다. 시인은 마지막으로 탈북자를 ‘오고야 말 통일을 미리 가져온 현재’라고 표현하며, 통일을 위해 남·북 모두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북한 인권에 대해 정치적으로 눈치만 보고 있는 남한 정부는 반성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고 있다. 최근 북한 핵문제 해결이 진전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북한은 남한의 경제적 지원이 절실함에도 정치적 적대행위를 계속하고 있다. 매년 신년사에서 선군 정치를 주장하던 북한이 2008년 신년사에서 ‘강성대국 건설이 경제’라고 변화의 모습을 보였다. 남한의 도움은 북한주민의 절실한 생존 요건이다.

따라서 북한이 남한에 대해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최근 북한의 작은 태도 변화가 있는 것 같다. 지난해부터 경기도가 추진했던 식목행사를 거부하던 북한이 5월13일 김문수지사를 비롯한 경기도 식목 행사단의 북한 입경을 허용하였다고 한다. 이번 식목행사가 남북간 화해의 물꼬를 트고 통일에 다가서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전문순 경기신보재단 상임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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