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개선 시기 놓치면 불행

이재용 민주평통자문회의 안성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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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6자수석회담이 지난 12일 북핵 검증 원칙을 마련하고 폐회했다. 지난달 27일 북한의 영변원자로 냉각탑 폭파 해체 이후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키로 함과 아울러 대북 적성국 교역법을 폐지했으며 북핵폐기 예산지원법을 승인함으로써 북한의 비핵화와 연계된 북미관계 정상화의 초석을 마련했다.

또한 북한은 일본과 납치피해자 재조사에 합의함으로써 일본이 대북제재를 풀도록 했으며, 중국은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북한에 대규모의 무상 원조를 약속했다. 이러한 일련의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정세는 북한이 체제를 유지하면서 극심한 식량난 해결을 위해 다각적이고 필사적인 외교노력을 펼치고 있으며, 배경에는 일본과 중국, 미국 등의 보이지 않는 외교 전쟁이 펼쳐지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불행하게도 여기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또한 최근 북한은 홍수와 국제곡물가 상승으로 심각한 식량위기에 처했으며, 지난 고난의 행군보다 심각한 제2의 고난의 행군 즉 대량 아사가 우려되고 있다. 늘어나는 탈북자들을 막기 위해 북한 국경 경비대가 저격용 총으로 두만강을 건너는 이들을 쏘아 숨지게 했다는 영국 선데이 타임스의 보도와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북한정부는 남한에서 제공하려는 무상 식량원조를 거부하고 통미봉남 정책을 고수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깝기 짝이 없다.

외교상황이나 북한의 현실을 바라보면 남북대화가 그 어느때보다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정부관계자들은 과거의 대화 단절을 논하면서 문제되지 않는다는 식으로 말하지만 전문가들은 과거와 현재의 대화 단절의 무게가 다르다고 지적 하고 있다. 자칫 외교의 주도권을 상실하고 북한주민들의 고통이 커져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릇된 판단으로 시기를 놓치면 삼전도에서 인조가 당한 치욕을 당할 수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남과 북을 둘러싼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우리 민족의 공영을 위해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재용 민주평통자문회의 안성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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