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안전을 위한 5가지 약속

박숙자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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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급증하고 있는 아동대상 성범죄로부터 아동들을 보호하기 위한 ‘우리 아이 지키기’ 운동이 여성부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1천만인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는데, 지난 22일 7대 종교(개신교, 원불교, 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민족종교) 지도자들이 여성부장관과 협약을 맺고 캠페인운동에 함께 하기로 했다. 서명운동은 인터넷과 여성관련 행사장에서도 매우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그런데 어른들의 서명운동이 아이들을 지키는데 얼마나 큰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필자도 인터넷을 통해 이미 서명 했지만 과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나 자신부터 무엇을 해야 할 지 알 수가 없다. 또한 사건 대부분이 어른들이 지켜보는 곳이 아닌데서 발생했기 때문에 서명운동의 실효성에 회의를 갖게 된다. 물론 ‘우리 아이 지키기’ 운동은 천만인 서명뿐만 아니라 성폭력 예방교육 강화, 어린이 지킴이집 확대 등의 사업이 함께 추진되고 있기는 하지만 무언가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우리보다 10여년 전에 이러한 상황을 경험한 일본의 대처방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은 1998년부터 3년간 아동대상 성범죄가 67%나 급증하자 아동보호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 6년간(2001~2007년) 아동대상 범죄율이 34%나 감소되었다.

일본의 아동보호 시스템은 지방정부 단위로 행정부와 경찰청, 교육청,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자원봉사활동이 함께 이루어내는 체계로 되어 있다. 이중에서도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예방교육이 돋보이는데, 일회성 교육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활화되도록 한 점이다. 즉, 일본의 아동들은 보육시설이나 유아교육시설에 입학하면 가장 먼저 5가지 약속을 몸에 익힌다고 한다. 5가지 약속이란 ①혼자서 나가 놀지 않기 ②낯선사람 따라가지 않기 ③끌려갈 것 같으면 도와달라고 크게 외치기 ④누구와 어디서 노는지 언제 돌아오는지 말하고 나가기 ⑤친구가 끌려가는 것을 보면 바로 주변에 알리기 등이다.

언뜻 보기에 우리 아이들도 모두 알고 있을만한 내용들이지만, 이러한 약속들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아동, 부모, 선생님, 지역주민 모두가 동참하는 보다 체계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박숙자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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