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것은 아름답다 - 문수현

그리움은 도처에 널려 있어

누구와 만날 때마다 빛이 난다

내 것이 될 때는 더욱 눈부시다

점차 샘처럼 고이면서 젖는다

촉촉이 적시는 물빛이

눈가에 맺히는 이슬은 꽃이다

그 향기의 여울이 서느렇게

오래오래 가슴을 적신다

젖는 것은 슬프지만

젖은 것은 아름답다

젖을수록 생기 도는 초목들처럼

사랑도 젖은 것은 아름답다

<시인 약력> 전북 옥구 출생 / ‘자유문학’으로 등단 / 한국문인협회·열린시창작회 회원 / 시집 ‘아름다운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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