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회에 진정한 선생님이 필요하다

김동훈 홍익대 건축대학 교수 경기도건축사회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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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어릴 적 잘못된 짓을 하면 선생님이나 부모님으로부터 회초리로 아프게 맞았던 생각이 난다. 울면서도 다시는 안하겠다며 두 손으로 싹싹 빌고 반성문도 썼다. 그리고는 가능하면 같은 일로 다시 혼쭐이 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어떤 경우에는 내 친구도 같이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은 적이 있다. 이 시대에 생각해 보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선생님이란 명칭은 옛부터 존경과 부러움의 대상에게 쓰이는 단어다.

단지 돈이 많다고 해서 존경을 받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양심과 풍부한 경험, 전문 분야에 뛰어난 소질이 있는 사람을 존경하는 의미에서 칭하기도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선생님의 지위가 하락되고 샌님, 고리타분한 사람, 월급쟁이, 틀에 박힌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도대체 우리 사회에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언젠가 혼자 사는 할머니가 죽었는데도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아서 며칠이 지나서야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그의 죽음을 알았다는 뉴스 보도가 있었다.

이 뉴스를 접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물질만능주의의 세상에서 우리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누구도 주변에서 자신의 잘못됨을 말해주지 않고 각자 자신의 일에만 신경 쓰는 이기주의적 현상이 사회 전반에 걸쳐 발생하면서 서로의 일에 방관하고 심지어 이런 사건까지 발생하는 사회에서 살게 됐다.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가장 인간적인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망각하며 살고 있다. 무슨 일이든지 빨리빨리 해야 하며 결과에 대해서도 빠른 답을 요구하고 있는 현실은 덕분에 IT 최강국의 한국을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물적 자본이 부족한 우리의 현실은 인적자본의 무한경쟁 속에서 살고 있기에 지식위주의 학교 교육은 인간성보다 우수한 인재를 키우는데 주력을 쏟고 있으며 존경받는 선생님보다 능력을 인정받는 직업적 선생님을 만들어 가고 있다. 지식정보화의 세계가 우리를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과 같이 한번쯤 깊이 생각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매를 들어 잘못 됨을 지적하고 꾸짖는 풍토가 아쉽다. 엄하게 자란 자식일수록 부모에게 효도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예를 우리는 많이 보았다. 진정으로 자식을 사랑한다면 소신을 갖고 가르치는 선생님을 부모들이 먼저 존경하는 사회가 돼야 할 것이다. 진정한 이 시대의 선생님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우리가 지켜가야 한다.

일확천금을 노리고 인생 한방이라는 생각으로 결과만 좋으면 과정은 상관없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누군가가 먼저 용기 내어 만류하고 그것이 잘못 되었음을 따끔하게 충고 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러나 감히 어느 누구도 그 조언을 하려 하지 않는다. 고래를 춤추게 하는 칭찬도 중요하지만 잘못되어 간다고 생각하면 무섭게 호통치며 바른길을 가르쳐 줄 수 있는 호랑이 선생님이 이 시대의 진정한 선생님이 아닐까 생각한다.

바로 지금 당신이 우리 사회의 선생님이 되어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김동훈 홍익대 건축대학 교수 경기도건축사회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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