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장려책이 시급합니다!”

배기수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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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지 않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나라의 장래를 한 가문의 그것에 비유해보자. 대대로 자손이 총명하고 벼슬을 계속하여 가문의 영광이 명실상부한 그런 집안이 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자손들이 결혼을 미루다가 늦게 치르더니, 일을 핑계로 아이를 미루다가 하나만 낳고는 끝이다. 최근 들어 점입가경인 것은 아예 ‘결혼을 해서 뭣하냐?’는 이들의 당당한 기세다. 이 가문은 곧 문을 닫아야 한다. 이런 집안이 늘어나게 되면 국가도 문을 닫아야 한다.

십여년 전만 해도 100만 명이던 출산율이 이제는 50만 명을 밑돌아 계속 감소하는 국가비상사태 수준에 이르렀다. 시골에서 한동안 아이 울음소리가 끊겼다가 최근 다시 살아났다. 동남아로부터 이주한 결혼이민 여성들 덕택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만으로는 국운을 책임질 자손물량을 유지하기에는 턱없다. 한국인과 결혼한 배우자와 그 2세에 대하여 국적을 부여하는 정도로는 꺼져가는 촛불을 살리기에 역부족이다. 이제는 우리도 미국처럼 외국인과 그 가족까지 국민으로 편입하는 것을 검토해야한다.

국가시책을 지원­보완해야 하는 경기도지사께 실효성 있는 출산장려책을 제안코자 한다. 그 요점은 ‘칭찬이 백약보다 낫다’는 말처럼 다산(多産)하는 부부를 심적으로 지원해 달라는 것이다. ‘아이를 많이 둔 부부가 바로 곧 애국자!’라는 정서바이러스를 도입하여, 공무원들부터 한 명씩 더 낳도록 권장이 필요하다. 승진과정에도 아이 한 명당 가산점을 주어야 한다. 부모가 직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한 명 더 낳는 것이 국가운명에 더욱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분만육아휴직도 부모에게 불이익 없도록 주어야 하고, 그 기간도 연장해야 한다. 또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찾아오고, 일에 늦어 막힌 길과 싸워가며, 마음을 새까맣게 태워야만 하는 전쟁에서 젊은 부모들을 해방시켜야 한다. 근무시간을 자율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직장 내에 기능단위로 어린이집을 다수 설치하여, 부모의 업무효율을 위한 맞춤식지원을 펼쳐야 한다. 가상의 일자리를 위하여 인턴교육비를 지원하는 것 보다 실효성과 일자리창출이 모두 맞물린 출산장려대책을 적극 마련해주기를 지사께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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