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격이 우리에게 준 교훈

며칠 동안 계속된 디도스(DDoS) 공격에 의해 청와대, 국정원 등의 정부기관 뿐만 아니라 은행과 같은 민간기관의 인터넷 사이트가 다운되거나 접속장애를 일으키는 일이 발생하였다.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특정 서버에 한꺼번에 보내 부하가 걸리도록 하여 서비스를 못하게 하는 해킹 방식이라고 한다.

이번 디도스 공격을 통해 사이버 테러가 국가 전체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더 이상 영화의 소재가 아니라 언제든지 우리 실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초고속인터넷망이 잘 갖추어져 있고, 인터넷 가입자 수가 1천580만 명 정도로 정보화 수준이 높다고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는데, 잘 갖추어진 정보통신(IT) 인프라는 사이버 테러가 발생할 경우에는 오히려 빠르게 확산되는 역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동안 경기도에서는 IT 기술이 당면한 경제 위기와 환경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해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는 수단이라고 판단하여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첨단지식산업의 육성 전략을 마련해 왔다. 특히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정보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하는 유비쿼터스의 대표도시로 만들기 위한 관련 기술 및 서비스의 표준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대부분의 사업들은 민간이 주도가 되어 이루어지지만 취약계층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헬스 케어 서비스, 교통정체 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u-IT 기반의 지능형 교통시스템 구축, 안전한 물 관리를 위한 수계관리시스템 및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등은 공공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추진해야 할 분야이다. 이와 함께 경기도의 대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명품도시 건설을 위해서는 유비쿼터스 도시(u-City)의 전제조건인 재난, 방범, 상하수도 등 각종 공공 서비스가 체계적으로 제공되도록 관리하여야 한다. 이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있어서도 산업체, 대학, 연구소, 자치단체 간에 긴밀한 협력체계가 갖춰지도록 경기도가 노력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경기도 지역의 유비쿼터스 관련 정보와 산업동향을 연구하고,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u-경기포럼의 활동에 많은 기대가 모아지는 것도 그러한 이유이다.

그동안 추진되어 온 u-교통, u-City 연구개발 사업에서는 사이버 공격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디도스 공격은 유비쿼터스 계획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들은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 놓으면 항상 올바른 쪽으로만 사용될 것이라고 믿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번 사건을 통해 알 수 있었으며, 사이버 공격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된 좋은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유비쿼터스 환경은 분명 우리의 생활이 편하고 안전해지도록 도움을 주겠지만 그러한 환경까지 가는 데에는 많은 시간소요와 난관이 예상된다. 따라서 빠른 시일 내에 고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개선해 나가는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 유비쿼터스 교통 환경이 되면 막힌 길로 가지 않고 미리 돌아 갈 수 있도록 개별 차량에 정보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터널을 지날 때면 잘 들리던 교통방송이 끊겨서 지금 가고 있는 목적지의 교통 상황을 듣지 못하는 일들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미래의 멋진 삶의 모습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에게는 현실에서의 불편이 빨리 개선되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나 싶다.

/조응래 경기개발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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