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복지

2010년 우리 한국사회의 자화상은 어떤 것일까?

 

6·25 한국전쟁과 전후 궁핍에서 벗어나려는 처절하지만 생명력을 잃지 않았던 삶, 조국 근대화를 위한 발버둥, 배움이 곧 가난한 가정과 나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신념으로 지켜온 교육열, 과도기적 주마등 같은 시간들을 버텨내고 이제 세계 경제의 중심에 선 우리의 과제는 무엇일까?

 

의료기술의 발달과 생활 습관의 변화로 사회가 점차 노령화 되어가고 있다. 동남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젊은 처자들이 한국에 시집을 오게 되면서 이제 단일민족이라는 말도 들어본지 오래다. 초등학교 학생들까지 전파된 사교육 열풍 때문에 정규 수업 이후에 방황하는 아이들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먹고 사는 문제만 없으면 만사가 해결될 줄 알았던 생각이 이제 새로운 직면에 부딪친 것이다. 생활고만 해결하면 되었던 복지문제가 이제 새로운 패턴으로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대한민국 복지 정책의 방향에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대안은 과거에 실행됐던 퍼주기 식의 일방적인 복지가 아닌 ‘문화복지’에서 찾아야 한다.

 

조기 퇴직으로 일자리를 잃은 어르신들은 인생 후반기에 새로운 활력소를 찾으려 하고 있지만 우리사회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푸념한다. 외국에서 시집 온 처자들은 그들이 살아온 이전의 삶보다 생활은 윤택해졌을지 모르지만 문화적 괴리감이 크다고 하소연한다. 공교육의 보편적 수혜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아이들은 친구들이 학원에 가는 방과 후 시간에는 발붙일 곳이 없어 방황하기가 일쑤다. 새로운 세기는 문화가 좌우할 것이라고 하고 ‘한류’, ‘한식’, ‘한스타일’로 승부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복지 문제를 문화로 풀어나가려는 시도는 아직까지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어르신들이 그동안 쌓아온 경륜과 전문성은 다문화 가족들에게 한글과 한국의 고유문화를 보따리처럼 풀어놓고, 외국인 처자들은 방과 후 시간의 아이들에게 영어도 가르치고 세계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며, 정부와 우리사회는 문화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나가는 일이 시급하다고 본다. ‘문화복지’를 통해 우리 사회가 당면한 새로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볼 때이다.

 

/최점숙 경기도의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