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여성예비군 소대장으로 활동하며 젊은 군인들과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젊은이들의 상처에 가슴 아픈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전문적으로 상담교육을 받은 적은 없지만 자식 같은 젊은 아들들의 고민과 상처를 어머니 혹은 이모의 마음으로 공감하고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일에 여성예비군으로서 보람을 느낀다.
장병 대부분은 20대 초반으로 주민등록상 엄연히 성인이지만 아직 무엇을 해야 할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 개인의 인생에 밑그림을 그려야 할 가장 중요한 나이에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은 전역후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다. 어머니의 입장에서 또는 인생의 선배로서 이러한 고민에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상담사 역할을 해주는 것도 여성예비군이 해야 할 역할이다.
‘진로(career)’는 일을 통해 무엇인가를 축적해 놓은 직업적 경력을 의미하는 동시에 생애의 모든 단계에서 쌓아가야 할 ‘행로’라는 미래지향적인 의미도 있기에 진로에 대한 생각과 가치관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 전부터 확고히 해야 한다.
현재 젊은이들의 취업 관문은 좁고 험난한 상태이다. 이를 반영하듯 군 관련단체는 지역 고용지원센터와 연계해 진로상담과 직업훈련교육 등 사병들의 진로지도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역 후 자신의 일을 찾는 젊은 장병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회는 ‘경쟁력’, ‘취업스펙’을 가진 인재를 요구한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맞춰 사병들의 진로상담, 직업교육 등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분명한 진로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도록 촉진시키는 일은 자아정체감 형성은 물론 군 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적응적 행동을 예방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사명은 무엇보다 고귀하다. 젊은이들에게 군대가 사회와의 격리, 자신을 도태시키는 장소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올바르게 이끌며 사회 복귀 후 각 분야에서 각광받을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되기를 희망한다. /한영순 이천 여성예비군 소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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