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어제 밴쿠버 빙상의 젊은 선수들이 우리 국민을 또 한 번 즐겁게 해줬다. 2010 동계올림픽 초반에 금메달 3·은메달 2개의 기염을 토한 뒤 잠시 주춤했던 메달 레이스에 대거 추가됐다. 이날 하루동안에 금1·은2·동메달 1개를 보태어 금4·은4·동메달 1개로 종합성적 4위에 올랐다.
고무적인 것은 한국 빙상의 미래가 더욱 유망한 점이다. 남자 1500m서 첫 금메달을 안겨준데 이어 어제 쇼트트랙 1000m 결승에서 1분23초747 올림픽 신기록으로, 두번 째 금메달을 따 2관왕이 된 이정수(단국대)를 비롯한 메달리스트들이 거의 대학생이거나 고등학생인 것은 장래가 촉망된다고 보아 주목할만 하다. 1992년 쇼트트랙이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남자 1000m를 다섯차례나 석권한 우리나라 선수들은 어제도 이호석(고양시청)이 이정수에 이어 2위로 미국의 오노를 3위로 제치며 나란히 금·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여자 쇼트트랙 1500m에서는 비록 금메달을 아쉽게 놓쳤지만 은·동메달을 딴 이은별(연수여고)·박승희(광문고)는 올림픽 무대에서 여고생 돌풍을 일으킨 장한 한국의 딸들이다.
이에 앞서 대회 초반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 금메달에 이어 1000m서 은메달을 차지한 모태범,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서 금메달을 딴 이상화, 남자 5000m 은메달리스트 이승훈 등 또한 88서울올림픽둥이 등의 대학생들이다.
한국 빙상역사의 새 장을 연 눈부신 활약은 육상종목이 열세인 우리의 취약성에 비추어 빙상에서는 강세를 보여 감회가 새롭다. 현지의 외신 보도들도 우리 선수들 기량과 투지를 극찬, 빙상강국으로 각인됐다. 이들 신세대의 톡톡 튀는 개성 역시 인기 만점이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 빙상이 있기까지는 이번 올림픽으로 은퇴하는 이규혁(32·서울시청) 같은 노장들의 숨은 피땀이 밑거름이 된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훈련의 과학화를 더욱 세분화하는 지도자들의 지속적인 분발 또한 요구된다.
기대되는 것은 오는 24일에 있을 김연아(21·고려대)의 경기다. ‘피겨의 여제’ 김연아는 얼마전에 밴쿠버에 입성,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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