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을 통과 중

오늘도 저 나무는

 

강가를 떠나지 못한다

 

뽑힐 수 없는 숙명의 뿌리

 

줄기에 가지 뻗고 잎 내지만

 

강물에 뜬 달 바라만 볼뿐

 

그 자리 장승처럼 서서

 

불면의 밤 수없이 너를 보냈는데

 

여전히 네가 그 자리에 서 있다

 

버틸 의지도 감당키 어려워

 

대양을 건너

 

국경 너머까지 치닫는 달빛의 고민

 

바로 그곳엔

 

세상 만상을 지은

 

스스로 존재하는 이가 계시어

 

그곳으로 너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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