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종업식을 왜 20일에 하느냐고요?

초등학교 법정 수업일수는 220일이다. 그러나 주 5일제와 천재지변으로 수업시간을 감축 운영할 수도 있다. 방학 시기와 기간은 학교 재량이다. 졸업식과 학년 말 종업식도 학교별로 다른 것은 이 때문이다. 대다수의 학교가 2월 11일 전후로 종업식과 졸업식을 하였다. 본교에서도 2월 11일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것을 2월 20일로 변경한 이유가 있다. 천재지변도, 신종플루 때문도 아니다.

 

우선은 법정 수업일수만 따지지 말고 책임교육, 책임행정의 차원에서 수업일수를 연장하여 학생들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주고 잘못된 부분을 바르게 고쳐 주고 싶어 수업일수를 연장한 것이다.

 

두 번째로 지금은 기업과 모든 공직사회는 물론 자영업을 하는 사회생활에서 친절과 서비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기 때문이다. 교육계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는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에 부족한 제자들을 위하여 AS 차원에서 며칠 더 가르치면 안될 이유도 없는 것이다. 기업도 자회사가 만든 제품에 대해 책임을 지고 필요 시 리콜하여 AS를 하는 친절을 베풀고 있다. 아이들의 생활 속에서 부족하고 거칠고 탈색된 부분을 보고도 겨울방학 40일, 개학 후 10일 교육하고 또 20일을 봄방학하자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1주일간을 AS하려고 종업식과 졸업식을 20일에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1년 동안 짜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느라 소홀했던 정직성 교육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본교에는 주인 없는 양심가게를 연중 운영하고 있지만 양심 OK 깃발이 100%가 아닌 78%이기에 정직성 교육 시간이 더 요구되었다. 이 기회에 정직성 결여로 인하여 망신을 당하거나 고통을 받는 사회적 고위급 인사들의 신문 기사나 우리나라 IT 기술 정보를 빼돌려 외국기업에 팔아버리는 일, 미국 대학수학능력평가인 SAT 시험 문제를 빼돌려 국가 망신을 시킨 사례 등의 자료를 가지고 평생 잊을 수 없는 정직성 교육을 해 우리 졸업생들만이라도 그런 사람이 하나도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그동안 부족하였던 삶의 기초. 기본교육을 다져 새 학년에 진급시키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연필 바르게 쥐고 쓰기, 젓가락질 바르게 하기, 망치질, 톱질, 요리하기, 전구 갈아 끼우기, 영어와 한자로 자기 주소와 부모님 이름쓰기, 영어·중국어·일어로 인사하기, 우리 아파트 길 청소하기, 엘리베이터 매너 교육 등 삶의 기초 기본 교육을 더 하고 싶어 졸업식과 종업식을 타 교보다 더 늦게 하는 것이다. 더 알차고 멋진 교육으로 명품을 만들어 진급시키고 싶은 교직원들의 욕심이기도 하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일부 부품 불량으로 회사의 명예와 신뢰도가 추락하고 많은 제품이 반품되는 일이 학교 현장에서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모두가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려면 책임 있는 교육과 교육행정은 물론 교육의 AS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법정교육과정 시간보다 며칠 더 가르쳤다고 교직원에게 손해가 가는 것이 아니다. 위법도 아니다. 비난과 질투의 대상도 아니다. 공교육의 불신, 사교육의 증가, 교권 추락, 공교육의 부실이라는 지적에 대한 해결 방안이기도 하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운영한 본교는 3년 연속 평균 학력이 2점씩 향상, 기초학습부진아 0%, 따돌림 0%, 젓가락질 바르게 하기80%, 매일 3개 외국어 인사 78%, 학부모 만족도 85.6%, 학생 행복 지수 81.06%이며 2008년 대비 2009년도영어 사교육비가 1인당 5만원씩 감소되는 성과를 얻었다. 이것이 학교교육 AS의 결과이고, 학교경영의 자율화요, 책임교육 책임행정의 한 방편이기도 하다. 금년에도 이사업은 지속될 것이다.  /전근배 수원신성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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