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폐질환에 치명적… 수분 섭취 늘리고 습도 유지를
황사철이 다가오고 있다. 황사에는 미세한 먼지, 꽃가루 등 알레르기 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황사가 기승을 부리는 날에는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호흡기 환자들로 병원이 유난히 북적거린다. 더욱이 평소 천식이 있는 사람들에게 황사는 치명적이다. 이달부터 정부가 나서서 일부지역에서 천식예보제를 시범운영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이제는 아예 연중 행사가 되어버린 황사시즌의 호흡기 건강관리에 대해 전문의의 조언을 들어봤다.
황사가 봄에 많은 이유¶중국과 몽골 내륙 지방의 겨우내 얼어있던 황토가 녹으면서 작은 분진으로 떠오르고 그것이 편서풍을 타고 멀리 우리나라까지 약 3일간의 여행을 해서 날아온다. 황사가 한번 발생하면 동아시아 상공에 떠도는 미세먼지의 규모는 무려 100만t에 이른다.¶¶
황사가 해로운 이유
황사의 원래 고유성분은 모래와 황토다. 따라서 그 자체가 그렇게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며,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이지만 그렇게 큰 두려움의 대상이 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최근 수십 년간의 급격한 산업화로 황사의 성분이 해롭게 변하고 말았다.
우선 황 성분은 산성비를 유발하고, 일산화탄소와 여러 가지 해로운 유독가스를 함유하고 있다. 또 여러 가지 세균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중금속과 발암물질마저 섞여 있다고 한다.
황사는 호흡기 질환 환자에게 치명적
호흡기는 대기 중 공기를 직접 받아들이는 기관이므로 당연히 황사의 영향이 많을 수밖에 없다.
황사속의 미세먼지 자체가 기관지를 자극하며, 특히 아황산가스, 납, 다이옥신 등의 유해물질의 함량이 높아서 심한 기도자극과 염증을 유발한다. 특히 이런 공기의 오염은 정상인보다 기관지가 예민하고 폐기능이 떨어져 있는 기관지 천식 또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에서 특히 위협적이다.
이러한 환자들은 미세 먼지를 제거하는 기도의 기능이 약하고 정상인에 비해 기도가 과민한 반응을 하기 때문에 오염된 공기를 들이마시면 기관지가 수축해 천식발작과 만성폐쇄성 폐질환을 급성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 물론 정상 성인에서도 감기, 기관지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의 발생률을 높인다. 또 황사로 증가한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호흡기 증상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이나 입원을 증가시키고, 호흡기 질환자뿐만 아니라 정상인에서도 폐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마스크 착용, 적절한 습도 유지 필수
그러면 우리가 황사에 노출될 때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황사가 심한 날은 특히 노인이나 어린이들, 천식 및 만성 호흡기 질환자들은 가능한 한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귀가 후에는 즉시 손발과 얼굴 등을 깨끗이 씻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 집의 창문을 닫아 유해한 외부공기의 유입을 최소화하고 황사가 많은 날에는 아무리 건강한 성인이라도 과도한 야외 활동을 하지 말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집안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비결이다. 공기 없이 살 수 없기에 우리가 황사를 완전히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근본적으로 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황사를 이기는 방법은 황사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우고 익숙해지는 것뿐일 것이다. /도움말=박광주 아주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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