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폭력 없는 세상

우리가 매일같이 접하는 폭력 문제는 최근에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니라 과거부터 지금까지 표출되지 않고 문제화되지 않았을 뿐 사회 도처에 산재해 있던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가정 안에서 이뤄지는 배우자나 자녀 구타 등 가정 폭력 현상은 가정 이외 사회에서의 폭력 현상과는 대조적으로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현상이며, 가정에서 삶의 한 방편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부부가 살아가다 보면 위기 상황을 겪게 되고, 원만히 해결되지 않다 보면 언성이 높아지고 싸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차 하는 순간에 일어난 실수였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경우엔 구타이긴 하지만 ‘상황적 구타’라고 하여 그다지 문제 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에 반해 폭력이 습관화되어 장기적인 형태를 띠게 되는 것은 큰 문제라고 하였는데, 이는 ‘만성적 습관적 구타’라고 하여 한 달 혹은 한 주간에 몇 차례씩, 아니면 매일 배우자에게 심한 구타를 하면서, 오랜 기간 동안 가족을 공포에 떨게 하는 비참한 가정 폭력도 존재한다. 한때 가정 폭력의 피해자는 여성 혹은 자녀들에 국한됐지만 요즘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자녀 혹은 부모 등 그 대상을 가리지 않고 있어 보는 이들의 서글픔을 더하게한다.

 

인간은 법 앞에서 누구나 평등하고, 존엄성을 가지고 태어나게 된다. 폭력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가정폭력은 단순히 그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사생활로 보고 그 가정 내에서만 해결하려 해서도 안된다. 이것은 가정에만 국한하지 않고 사회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가정 내의 구성원, 지역사회 복지기관, 학교, 법조계, 상담소, 경찰 등 여러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상호협조로 해결해야 한다. 더 깊은 예방차원에서는 TV, 신문 등 여러 언론매체의 계몽운동도 있어야 한다. 사회적으로 예방 차원과 대처 그리고 처리 후 차원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폭력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맞은 사람은 철저히 보호하며, 때리는 사람은 반드시 처벌한다’라는 인식으로 확고해져야 한다.

 

/조상윤 국제디지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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