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돌고 돈다. 지구상의 물은 수증기나 물, 얼음과 같이 그 모습을 달리하며 끊임없이 하늘과 땅의 표면 및 지하 그리고 바닷속을 순환한다. 어쩌면 오백여 년 전 세종대왕이 마셨던 물이 지금 내가 조금 전 마신 물일 수도 있다. 이러한 물의 순환 과정 중 우리에게 주어진 물의 이용 시간과 양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인가 하는 ‘물관리’는 어려운 문제임에는 틀림없으나 그렇다고 포기하거나 운에 맞길 문제는 결코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용할 수 있는 수자원 총량을 100%로 본다면, 42%는 증발산 등으로 손실되고, 31%는 바다로 흘러가는 등 73%는 제때 쓰지 못한다. 즉 27%만 이용이 되는데, 이를 다시 세분해 보면 10%는 하천, 14%는 댐, 나머지 3%는 지하수가 차지해, 우리가 실제로 이용하는 물의 절반 이상이 댐에서 공급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에게 허락된 물의 이용 시간은 너무 짧고 적은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고,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적이고 빈번한 집중호우는 홍수와 가뭄을 심화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환경용수라는 자연이 가져야 될 물에 대한 권리까지 요구되고 있어 물관리 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오염물질 증가 등 수질문제는 수량과 더불어 물관리 어려움 중의 하나다.
댐과 상하수도, 환경기초시설, 오염총량제 등은 물순환의 시·공간적 제약 극복 및 깨끗한 물을 위한 우리의 노력이며, 앞으로도 지속돼야 한다. 또한, 안정되고 공평한 물 공급, 홍수에 안전한 치수 대책 수립, 생명이 살아 있는 하천환경 조성, 기후변화에 대비한 물관리 능력 향상은 지금 세대뿐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물관리 방향이다.
물관리는 고도의 타이밍을 맞추는 기술이다. 널뛰기처럼 변동이 심한 물의 순환 과정에서 자연과 사람에게 모자람 없이 충분한 수량과 수질을 얻어내어 고르게 배분하는 매우 어려운 기술이다.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물의 문제, 빈 칸으로 남겨두고 나중에 풀려고 하지 말고 확실하게 미리 대비해야 정답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성영두 K-water 수도권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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