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유가족들 "李대통령께 깊고 무한한 감사 드린다"

靑 방문, 정정길 실장 통해 감사편지 전달…"더 강한 대한민국 만들어 달라"

천안함 희생장병 유가족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

 

천안함 전사자협의회 대표인 나재봉, 이정국씨는 지난 7일 청와대를 방문해 정정길 대통령실장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유가족들을 대표해 쓴 편지를 전달했다.

 

유가족들은 5일자로 쓴 편지에서 "지난달 29일 장병들을 영원히 떠나보내는 마지막길에 함께하시어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직접 훈장을 추서해주시고 유가족들을 위로해 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위험을 무릅쓰고 백령도 현장을 찾아 구조작업을 독려해주시고 공개적인 연설을 통해 장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시며 뜨거운 눈물로 비통함을 함께 나누어 주시는 등 대통령님께서 보여주신 일련의 모든 모습에 저희 가족 일동은 감동과 함께 다시 한 번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희생된 장병들이 마지막 영면에 이를 때까지 세심히 살펴주시고 국가차원에서 최고의 예우와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것은 비단 저희 가족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에게 대한민국은 국가에 대한 충성에 최선과 최고의 예우로 보답한다는 것을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이어, "모든 아픔을 가슴 속에 묻은 채 어쩔 수 없이 일상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간곡한 부탁을 드린다"며 "정량 이상의 수면제로도 잠을 청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아들, 남편, 형제를 잃은 아픔을 품고 살아가야 하는 유가족들을 결코 잊지 말아 달라"며 변함없는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유가족들은 "구조 포기와 시신도 찾지 못한 채 내린 장례 결정 등 숨쉬기도 버거울 정도로 힘들고 아픈 선택의 연속이었다"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저희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접근과 유혹도 적지 않았지만 희생된 장병들의 명예와 가족들의 진의가 왜곡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단호히 거절했다"며 "해군 가족으로서의 명예와 함께 해군과 정부에 대한 굳은 믿음으로 입술을 깨물며 의연하게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2함대 사령부와 해군 모든 장병들이 이번 일로 크게 낙심해 용맹한 필승의 기상을 잃지나 않을지 내심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며 "한가족으로 여기며 아픔을 함께 나누고 모든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해군이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더욱 분발해 보다 강하고 튼튼한 대양해군으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에게 "저희 가족들의 간절한 희망을 이해하시어 해양국가 건설에 초석이 될 막강 해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고 힘을 실어주시기를 머리숙여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또한 "수많은 국민들께서 보내주신 따뜻한 위로와 격려, 관심과 성원을 한 곳으로 모아 국가안보의 소중함을 깨닫고 굳건한 반석 위에 더 강한 대한민국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승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나재봉, 이정국 대표는 정 실장에게 편지를 전달하는 자리에서 "천안함 사태가 관계자에 대한 질책보다는 시스템을 개선해 안보태세를 바로잡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면서 "합동조사단에 가족 대표가 참여하지 않은 것은 합조단을 믿겠다는 것이며 충분한 발표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 실장은 유가족들의 여러 차례 어려운 결단에 사의를 표한 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안보태세를 전반적으로 점검할 것"이라며 "조사 결과는 국민 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지켜보고 있다.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발표할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