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 33.9km 새만금 방조제를 보며 한국의 높아진 기술력으로 중국까지 가는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장대한 꿈을 꾼다
참으로 통쾌한 일이다. 마침내 세계 최장의 방조제 드림로드가 우리 기술로 군산과 부안 앞바다를 가로질렀다. 33.9km, 공사진이 19년의 고된 비바람을 맞으며 성취한 대역사다. 그것은 길이 아니다. 바다에 세운 제2의 만리장성이다. 대한민국을 전세계 녹색성장의 중심 국가로 만들 희망과 도전의 터전이다. 준공식 날 12만 장의 깃발이 희망과 소통의 물결로 펄럭이며 우리 국민의 관심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하나로 만들었다. 새만금은 환항해권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반경 1천200km 안의 환항해권에 약 7억명에 달하는 인구가 살고 있다. 새만금은 동북아 경제 중심 명품도시로, 글로벌 녹색성장기지로, 세계를 향한 힘찬 비상의 날개를 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본격적인 경제개발을 시작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과학기술에 투자하고 기능올림픽을 독려하며 산업역군을 길러냈다. 한때 IMF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배는 산산조각이 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잠자고 있던 민족의 잠재력을 경제개발로 끄집어냈다. 결국 올해 G20 회장국이 되었다.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의 중대사안을 토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일을 주도하게 된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돼 핵안보 중심국으로 부상했다. 우리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과 앞줄에 나란히 앉고 세계정상들 앞에서 첫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을 뉴스를 통해 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벅찼는지 모른다. 여기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도 한몫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1991년 유엔 회원국이 되었지만 건국 이래 지금까지 지구촌의 대소사에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국가원수격의 사무총장이 배출됨으로써 세계에 한국의 위상을 각인시켰다.
최근 필자는 화성상공회의소 대만 시장조사단원으로 대만을 다녀왔다. 2박3일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짬을 내 국립고궁박물관을 관람했다. 장개석이 대만으로 철수할 때 몇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중요한 골동품을 옮겨왔다고 한다. ‘중국 자금성은 껍데기요 대만 국립고궁박물관이 알맹이’라고 했던 말들이 실감이 날 정도로 박물관은 규모면에서나 내용면에서 대단했다. 그리고 세계 4대 박물관중 하나인 국립고궁박물관을 돌아보면서 중국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중국은 높은 문명과 철학을 간직하고 이어가고 있는 나라이고 제대로 이해해야 할 과제 덩어리였다.
중국 개혁 개방 30년 업적은 가히 경탄할 정도다. 외환 보유 세계 1위, 경제 규모 세계 4위. 수출 세계 2위인 것이다. 중국은 인구가 많고 땅이 넓으며 물산이 풍부해 ‘지대물박(地大物博)’이라 했다. 삼성이 시공했다는 101 타워에서 타이페이 시내를 내려다보며 필자는 높아진 우리의 기술력으로 중국까지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가까운 이웃이 되었으면 하는 장대한 꿈을 꿨다. 서해에서 중국까지 80km 정도이니 33.9km 새만금을 건설한 우리기술로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필자의 이 같은 생각이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박무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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