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베옷

삼베옷! 어린 시절엔 베로 만든 옷 입은 것이 무서워

 

멀찌감치 돌아다녔는데

 

가위 눌린 일도 있었지

 

키나 덩치가 커서라기 보다

 

말아놓은 멍석처럼 뻣뻣해 보이기 때문

 

잘 움직이지 않으면서

 

 

모두가 무서운 까닭이었나

 

나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저 세상 가신 뒤 걱정이셨는데

 

이제는 아네.

 

나도 고아가 됐다는 걸 느끼는 아침 저녁임을

 

다시 만날 날이 예비 되어 있음도

 

착하신 분들 주위에

 

소나무 위 작은 새와 같이

 

이웃이 되기 바란 적도 있지만, 베옷 입은 사람들

 

깨끗하다는 걸

 

연초록 꽃이 피는 여름.

 

신광호 <시인 약력> 경기 남양주 출생 / ‘현대시학’으로 등단 / 시집 ‘고지와 새’ ‘티파니 하늘색’ 등 다수 / 현재 종합문예지 ‘문예비전’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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