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기업 대표선수를 키우자

인류의 역사에서 모든 문명의 발상은 강을 끼고 있었다. 정착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물 확보는 필수조건이었으며, 농사뿐 아니라 운송 수단 역할과 함께 영토의 경계가 되기도 했다.

 

현대사회에서 물은 인류의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서만이 아니라 사람이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를 구분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즉, 선진국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중요한 지표가 바로 상수도와 하수도 보급률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영국의 유명한 의학전문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은 1840년 이후 현재까지 인류의 건강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현대 의학계의 가장 큰 성과로 상하수도를 선정했던 것이다.

 

더욱이 이제 물은 최고의 비즈니스 영역이 되고 있다. 혹자는 전 세계의 연간 물 산업 규모가 대략 3천500억~6천500억 달러(한화 420조원에서 780조원)에 이르는 거대 산업으로 성장했다고 주장한다. OECD에서 조사한 과거 20년간 추세에서도 전 세계 GDP의 약 1% 정도가 물 관련 인프라에 투자되고 있음을 볼 때 물이 미래 산업의 성장 동력임을 주장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또한 아직 상하수도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수십 억의 인구를 고려한다면 21세기는 석유가 아닌 물 산업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포춘지(FORTUNE)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물 산업은 물 부족 문제 해소는 물론 수출을 통해 국가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으며, GE를 비롯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물 산업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더 늦기 전에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4대강 사업에서도 선보이는 첨단 IT 기술을 이용한 수자원 개발 등 수자원 관리 기술, 수질 관리, 개발 시대에 식량 증산을 목표로 난개발돼 있는 하천수변 구역을 자연-역사문화-레저관광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융합기술 등 21세기형 물 산업 기반을 확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물 산업 육성 전략과 더불어,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에서 경쟁해 새로운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물기업의 대표 선수를 시급히 키워야 할 때다.

 

/성영두 K-water 수도권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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