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1세대 초보맘 이야기

임산부와 관련한 일을 하다보면 종종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는 새내기 주부들의 활약상을 보면서 ‘어머니는 위대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들은 인터넷 검색과 카페 멤버십을 통해 태교, 출산준비, 육아 등에 관한 다양하고 전문적인 정보를 습득하고 교환한다. 대표적인 포털사이트의 카페 두 군데에 들어가 ‘임산부’로 검색하니 회원수가 20만~30만 명 이상인 카페가 10개는 되는 모양이다. 심지어 100만 명이 훌쩍 넘는 카페도 있다. 이런 카페들은 1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여성만으로 회원 가입을 제한하고, 카페 활동을 열심히 해야만 등업(회원 등급 업그레이드)이 돼 등급에 따라 허용된 카페 내 활동과 이벤트 참여, 정보 나누기 권한 등을 가진다.

 

인터넷 대중화는 불과 10년 남짓밖에는 안 되었다. 따라서 30세 전후의 초보맘들은 고교생 시절 이후 인터넷을 처음 경험한 1세대들이다. 이들이 결혼해 신도시로 이사를 가고 직장을 다니다 보면 바로 옆집도 생면부지의 딴 나라 사람이 되기 쉽다. 전업주부는 혼자 집에서 아이를 보고 툭하면 늦는 남편만 기다리다 보니 대화친구가 그립고 인터넷 아니면 지역 정보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새내기 주부들이 인터넷 신드롬에 빠지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 하지만 사이버 공간만의 만남과 대화는 항상 100% 만족을 주지는 못하는 법이다.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의 장이 필요하다. 카페 내 지역별 소모임에서 친구하자며 만나자는 제의에 아파트 앞 놀이터에서 처음 만나 친구를 사귀고, 먹을거리를 싸들고 집집이 돌아가며 만남을 이어가는 것을 보면 왠지 마음이 짠해진다. 요즘 사람들은 친구가 너무 없단다. 임산부들은 출산과 육아에 따른 고충을 함께 나누고 응원할 친구와 멘토링이 더욱 절실한 사람들이다. 임산부와 관계할 수 있는 기관이나 공공단체에서 공식 홈페이지와는 별개로 임산부 회원들이 자유롭게 대화하고 정보를 나누고 상담하고 응원을 보낼 수 있는 카페 운영에 적극 나서기를 기대해 본다. 임산부 교실, 문화 교실, 요리 교실 등 다채로운 만남의 장도 여기저기 있었으면 좋겠다.  /김광식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지회 본부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