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스러움과 실현 가능성

지방행정 민선 4기를 마감하고, 민선 5기를 맞이해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치적인 논리는 잘 모르겠지만 참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고, 앞으로도 예상된다. 지금 체감하는 많은 변화 중 한 가지가 행정 공백을 줄이고 선거 기간 중 제기된 공약을 실제 정책으로 실현하기 위해 설치·운영되는 인수위원회 활동일 것이다. 인수위를 통해 당선자들은 민선 5기를 준비하고 있다. 인수위 활동의 핵심(核心)인 동시에 가장 큰 난제(難題)는 향후 4년간 시행할 정책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어떤 당선자는 선거 기간 동안 그렇게 많은 약속과 확언을 했는지 싶을 것이다. 매일 문지방이 닳도록 많은 단체와 사람들이 서류 뭉치를 들고 당선자를 찾을 것이다. 수많은 정책을 제안하고, 임기 내 실현을 요구할 것이다. 어떤 이는 향후 4년에 희망을 갖고, 또 다른 누군가는 벌써 당선자에게 등을 돌릴지도 모른다. 이 모두가 정책 때문일 것이다.

 

정책은 현재 상황을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소망스러움을 담아야 한다. 미래에 대한 소망스러움이야 당선자들이 선거 기간 내내 외쳤던 것이다. 지역 문제를 누구보다 소망스럽게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외침에 주민들은 성원을 보냈고, 당선자를 선택했다. 주민들은 이제 그 소망스러운 공약(公約)들이 어떻게 실현될지 주목하고 있다. 그런데 당선자들은 당선과 동시에 사람, 조직, 예산 어느 한 가지 그 소망스러운 미래를 위해 너그럽지 않음에 직면해 있을 것이다. 바로 실현 가능성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정책은 소망스러워야 하는 동시에 실현 가능해야 한다. 이 두 가치를 어떻게 잘 조정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정책의 성패가, 당선자들의 미래가, 주민들의 행복이 달려 있다. 지방자치의 역사가 그리 길지는 않지만 이제 우리도 성숙한 지방자치를 이야기할 때다. 행정의 백미는 올바른 정책을 수립해 집행하는 것이며, 지방자치의 최종목표는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귀착된다. 이 어려운 짐을 스스로 감내하겠다고 이제 힘들고 긴 여정을 시작하는 당선자들에게 하고 싶은 우리 주민들의 고언(苦言)이다.

 

/권혁성 수원발전연구센터 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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