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복원의 지평을 모색하다

인천은 2014 아시안게임 그리고 경제자유구역의 완성 등 미래의 물결과 풍랑이 험악하게 요동치고 있다. 마땅히 인천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이라는 기본 원칙과 방향을 보듬고, 새롭게 모색해서 주변 바람의 흐름을 감지하고 돛의 방향을 조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선 인천은 바다가 있는 항구도시, 국방의 호국도시, 근대의 개항도시라는 기본문화유산 그리고 매립과 간척사업으로 뒤바뀐 경제자유구역을 가진 국제도시로 인천의 문화유산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보존하고 활용해야 할 핵심적인 문화유산에 대한 모색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문화유산의 보수와 정비의 기본 원칙은 ‘원형유지’지만 이의 실천은 행정과 남겨진 문화유산의 규모에 맞추어 다양한 모습으로 재현될 수밖에 없다.

 

보존과 창조적 복원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상호 보완의 문제이며 보존과 보전을 넘어 복원과 복제, 재건축, 재조립 등 다양한 나열적 재현을 통해 주민 만족을 넘어 새로운 고객을 창조하는 경계의 확대가 가능해 진다.

 

인천이 낳은 한국의 대표적인 미술사학자이자 미학자인 우현(又玄) 고유섭 선생(1905~1944)의 동상이 시립박물관의 마당에 있다.

 

“문화재는 한낱 역사의 조백(생명이 없는 유물)이 아니라 역사의 상징, 전통의 현현(顯現)인 것이다”라고 한 선생의 말씀을 되새겨 볼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주민의 입장에서 고객의 욕구에 부응하고 주민 참여가 전제되는 문화유산은 가까운 미래의 과학기술과 사회적 감성이 비빔밥처럼 섞이고 버무려지는 창조적 복원이 논의될 때 가능하다. 재현이 사실보다 더 사실적으로 느껴지고 환상과 가상의 세계에 매혹되는 사람의 심성을 십분 활용하는 지혜마저 요구되는 것이다.

 

유물은 구하기도 어렵고 다루기도 거추장스러우며 보존 비용도 적지 않다. 그러나 조작과 가공에 제약이 적은 복원은 사람의 창의적인 생각이 가미될 수 있고 복제의 경우 무한하게 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창조의 물결에서 고민하고 인천의 문화유산을 복원하고 관광자원화하는 데 필요한 창조의 과제로 몇가지 흐름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박물관 노닐기 운동’의 확산이다. 이는 전국적인 사업으로 문화공간으로서 주민이 친숙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인천에 대한 이해를 높이며 차세대의 육성과 개발의 공간을 새롭게 창조한다는 의미이다.

인천의 가치와 브랜드에 대한 관심의 개발은 주민의 적극적 참여가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인천시립박물관에서는 ‘인천아 놀자’라는 특별전을 오는 8월 29일까지 개최한다. 통상의 전시 위주 관람에서 벗어나 직접 온몸으로 느끼며 여름방학과 함께할 수 있는 전방위적 체험 공간으로 기획됐다.

 

다음은 창조적 복원의 중요성을 깨우는 일이다. 창조적 복원이라는 어젠다를 가지고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고유한 문화재에 생명을 불어 넣고 관광 자원화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경주의 안압지, 공주의 무령왕능등 문화가 경제를 만들고 있다.무엇을 복원할 것인가 깊은 생각과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시민의 눈, 고객의 눈, 관광객의 눈에서 창조적으로 복원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보전과 보존의 의미다. 보존과 보존도 고비용구조라 할 수가 있다. 앞으로 보전비용도 지속적으로 지원돼야 하지만 박물관과 미술관의 테마별 특성화, 차별화가 이루어지고 점차적으로 테마별 박물관이 육성돼 시민의 다양한 문화 향유권이 보장될 때  주민 참여가 이루어지며 문화유물 보존에 대한 무관심을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다.

 

/장성욱  인천시립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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