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저수지 물과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한 물밖에 없어 가뭄, 홍수 등 예상 밖의 기후 변화 앞에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수입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수자원의 다변화 정책을 국가적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재활용수, 저수지, 수입물, 해수 담수 플랜트 등으로 수자원이 다변화돼 자급자족할 수 있는 수준뿐 아니라 물산업 선진국에까지 이르게 됐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우리나라는 국토의 3분의 2가 산악지형으로 이뤄져 있고 하천의 경사가 심해 비가 오면 1주일 내에 바다로 빗물이 흘러가 버릴 수 있는 지형 특성과, 지역별·계절별 강수량의 편차가 심한 것은 물론 기후변화 현상으로 국지적이고 빈번해지는 집중호우 및 가뭄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비하려면 물그릇의 확보, 댐과 보 및 하천의 연계 운영을 통한 홍수와 가뭄 대처능력 극대화뿐 아니라 수질개선 및 생태계 건강성과 친수 공간의 확보 등 4대강 사업과 같이 하천을 구간별로 중점 역할을 나누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물 관리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산업과 경제의 발전에 따라 필연적으로 깨끗한 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게 되어 있다. 따라서 21세기형 물 산업의 방향은 수요의 충족은 물론 IT, BT, NT가 어우러지는 첨단 녹색기술로 융합된 신성장 동력산업으로서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우리나라 물산업은 상·하수도 사업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을 통해 얻게 되는 치수(治水), 이수(利水), 친수(親水)의 통합 물관리 노하우를 수처리기술과 더불어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물산업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이것이 곧 기후변화에 대응 가능한 21세기형 한국형 물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연간 전체 강수량의 70%가 내리는 여름철의 시작이다. 과학적 예측과 선제적 대응을 통해 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24시간 긴장의 끈을 조여매고 물로 더 행복한 세상 만들기를 다짐해 본다.
/성영두 K-water 수도권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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