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정의 새로운 실험

경기도 5기 민선자치가 시작됐다. 지난 6월 경기도민들은 도지사는 한나라당의 김문수 지사를, 교육감은 무상급식 전국 이슈를 만든 진보 성향의 김상곤 교육감을, 도의회의 다수당은 민주당으로 선택, 황금 분할된 절묘한 선거 결과를 만들었다. 과거 특정 정당이 경기도지사와 경기도의회의 다수를 장악함으로써 도의회가 도지사에 대한 견제역할을 제대로 담당하지 못하고, 김상곤 교육감이 내세웠던 무상급식 예산을 경기도의회가 세 차례나 삭감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 속에서 민선5기 도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권력이 분점된 5기 경기도정이 도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다음의 노력이 기울여져야 할 것이다. 첫째, 독선적 태도가 아니라 상대 기관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김문수 지사는 여당의 참패 속에서도 수도권에서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혔다고, 김상곤 교육감은 경기도와 의회의 끈질긴 발목 잡기에도 불구하고 무상급식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진보 교육감의 원조로 자리잡았다고, 도의회는 사상 최초의 여소야대 도의회로 경기도정 견제라는 역사적 책무를 부여받았다고 선거 결과를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도민들은 같은 날 세 가지를 한꺼번에 선택했다. 독선이 아니라 존중하고 협력하라는 것이 도민들의 뜻이다.

 

둘째, 이념이 아니라 정책에 대한 실사구시적 접근이 필요하다. 철저한 이념 논쟁과 편 가르기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저해하고 미래를 불안하게 한다. 논쟁하되 이념이 아니라 정책으로, 편 가르기가 아니라 실사구시적 태도를 통해 도민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모든 판단의 기준은 민생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빈부격차의 확대, 양극화의 심화와 중산층의 몰락 속에서 서민과 중산층에게 희망을 주는 도정이 모든 것에 우선해야 할 것이다. 권력을 분산시킨 도민들의 뜻을 헤아려 생산적인 견제와 협력을 통해 도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경기도정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박완기 경실련 경기도협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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