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주는 경기도의회를 기대하며…

최종식 정치부장 choi@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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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대 경기도의회가 첫 임시회를 마쳤다. 원구성을 두고 첫날부터 정회 등으로 파행을 겪은 도의회는 상임위원장직을 요구하는 교육의원들의 농성 등 마찰이 끊이질 않았다.

 

시작부터 도의회의 운영이 만만하지 않음을 암시하고 있다. 특히 교육의원들의 강경한 입장은 자칫 경기교육까지 파행으로 몰고 갈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제 막 출범한 도의회이지만 출발부터 도민들에게 희망보다는 짜증스러운 소식들이 더 많은 것은 안타깝다.

 

도의회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원론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도의원이 정당공천을 받은 이상 소속 정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본질은 정당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다. 도의원을 선출해 준 도민이어야 한다. 도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의정활동의 가장 기본이자 마지막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명분보다는 실리다. 민주당은 원구성을 앞두고 7대 도의회에서의 한나라당의 독주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사과요구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원구성에 걸림돌이 돼 시간을 지연시킨 것이 도민의 입장에서 타당한지 생각해 볼 문제다. 어쩌면 여소야대를 만들어 준 도민들의 투표 그 자체가 한나라당의 독선에 심판을 해 주었기 때문이다. 도민들이 원하는 것은 명분이 아니다.

 

다음으로 원구성과 관련, 여성의원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 한나라당의 경우 42명의 의원 중 6명의 여성 의원이 있고 재선 이상도 3명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상임위원장에 여성 의원을 1명도 배려하지 않았다. 또 4명의 몫인 윤리특위에도 여성을 배려하지 않았으며, 예결특위에는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도 여성 의원을 배제했다. 여성이기에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원으로서 대변해야 할 사안이 있다는 점에서 아쉽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다. 민주당은 6·2지방선거를 통해 다수당이 됐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인 이슈가 된 ‘무상급식’은 여소야대를 만든 하나의 힘이 됐다. 실제 교육의원의 상당수가 민주당의 정책과 비슷한 진보진영 의원들이 당선됐다. 달리 말하면 정당 소속은 없어도 민주당의 정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인사들로 구성됐다는 것이다. 서울시의회 교육의원 구성비율과는 다르다. 그럼에도 민주당의 정치력 부재 속에 교육위원회는 단 한차례도 상임위를 열지 못하고 결국 폐회됐다. 더 큰 마찰이 있기 전에 민주당의 정치력 발휘가 절실한 시점이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선거 이후 여소야대와 관련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도의회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실제 아무리 좋은 사안이라도 도의회가 부결시키면 집행할 수 없는 현실적 조건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도내 주요정책은 도의회의 손에 달려있다는 의미이다. 4대강을 비롯한 정치적 사안을 원구성과 함께 곧바로 특위로 추진한 민주당의 모습은 이런 측면에서 성급해 보인다. 정치적 논리에 쫓기지 말고 특위를 구성해 무엇을 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변화가 가능한지를 사전에 따져보아도 늦지 않다. 경기도가 특위활동을 할 만큼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있는지부터 조사해도 늦지 않다.

 

8대 경기도의회의 출발이 불안불안하지만 그래도 도민들이 거는 기대는 크다.

 

우선 도의회는 도 정책에 대한 검증을 차근차근하게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특히 많은 초선의원들이 의욕을 갖고 집행부 감시에 나설 것으로 보여 그 자체로 경기도정이 다시 한번 검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집행부 입장에서도 여소야대 의회에서 검증받은 사안이라면 오히려 힘 있게 집행할 수 있다.

 

이것이 도민들이 기대하는 도의원의 역할이다. 또 이 같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공부하는 의회가 돼야 한다.  최종식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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