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이 좀처럼 움직이질 않고 있다. 융자를 받아 내 집을 장만한 도시 서민들의 가슴도 차갑게 얼어붙은 채 녹을 줄 모르고 있다. 집을 팔아 이자 부담을 줄여 가계 구조조정이라도 해보려고 해도 팔리질 않으니 답답한 마음에 시름만 깊어가고 있다.

 

우리나라가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탈출하고, 또 수출도 잘 되어 선진국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매스컴에서 연일 떠들어도 집 가진 가난뱅이한테는 자신과 상관없는 먼 나라 얘기로 들릴 뿐이다.

 

올봄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소리가 부동산 대책으로 나올 것 같았다. 그러나 기다리는 사람들의 애타는 마음과는 달리 부처 간의 이견을 조율하지 못해 결국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국민들은 6.2지방선거에서 부동산 관련 대선공약을 지키지 않은 MB와 정부여당에 대해 알아들을 만치 표로 섭섭한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선거결과를 분석한 지면 어디에도 부동산 대책에 화가 나 등 돌린 민심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

 

부동산 가격상승을 막아 국민들의 실질적인 재산 가치를 보전해주고 경제의 안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집값을 잡겠다고 야심차게 출발한 반값 아파트 보금자리주택에 이르면 의욕이 지나쳐 시장 자체를 망가뜨린 정부의 실패를 볼 수 있다.

 

주택시장의 안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거래를 활성화하겠다고 마련한 8·29부동산대책이란 것이 나와 잠시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는 얘기가 아직 없는 것을 보니 시장을 살리기에는 부족한 정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부동산시장의 숨통을 끊어 놓고 가격을 잡았다고 주장하는 정부의 무신경과 오만은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워 먹었다는 옛 고사와 무엇이 다른가. 죽어버린 시장을 그냥 둔 채 국민들이 알아듣지도 못하는 경제수치놀음을 하면서 국민경제가 좋아졌느니 어쨌느니 하는 것은 자다가 봉창을 두드려도 한참 두드리는 것이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주택매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시장기제를 살리는 실질적이고 실효성 있는 조치들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문원식 성결대 경영행정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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