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의 장안 산업단지는 외국인 투자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자랑스레 내세우는 외국인 투자유치의 현장이다. 토지임대료가 국내기업의 1/5수준인 데다가 그나마 50%에서 100%를 감면해주고 있으며 법인세, 소득세, 관세와 각종 지방세의 감면, 고용 및 교육훈련에 대한 현금 지원등 막대한 혜택을 주고 있다. 특혜를 주는 이유는 신기술 이전 등 지역경제활성화, 고용 창출을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과연 그러한 특혜에 상응하는 경제효과가 얼마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평가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관리감독권을 화성시에 위임했으니 화성시에 물어보라고 하고 화성시는 무엇을 관리감독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는 눈치다. 단지 내 7개 기업에서 화성시민 560명이 근무하고 있다며 이것이 고용창출효과라고 주장하면서도 퇴직 및 해고는 얼마나 있었는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비율은 어떠한지에 대해서는 알아본 바가 없다고 한다. 과연 얼마만큼의 ‘신규’ 고용 창출 효과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것이다.
장안단지 내의 포레시아, 3M, 한일파카 등 3개의 회사는 지금 노사분규중이다. 노동조합을 결성하자 갑자기 회사 사정이 어려워졌다며 정리해고를 단행했고 우리 노동자들이 있었던 자리를 용역노동자로 채우고 있다. 지금 그들은 1년이 넘는 시간을 회사 밖에서 복직과 노동조합의 인정을 요구하며 힘겹게 싸우고 있다. 한 50대 노동자는 자식들 보기가 미안해 집을 나와 거리에서 지내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3M, 포레시아의 해고노동자와 조합원들은 회사 앞 인도에 농성장을 꾸렸다. 여전히 투쟁하고 있음을 알리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갈 곳 없는 몸을 누일 수 있는 소박한 공간이다.
그런데 지금 화성시에서는 그나마의 농성장을 철거하겠다고 으름장이다. 불법으로 도로를 점유해 도로교통을 방해하기 때문이란다. 심지어는 계고장 없이 기습, 강제 철거할 수도 있다고 협박하기도 한다. 하루종일 10명이 지나가기도 어려운 외딴 곳의 도로에, 그것도 인도에 놓인 천막과 컨테이너가 과연 주민들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준단 말인가?
외국인 사장들 눈치보기에 급급하여 자국민 노동자들의 벼랑 끝에 선 외침에 눈감고, 귀 닫아 버리고 있는 것이다.
해고된 노동자들을 추운 거리로 내몰아서는 안된다. 분규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할망정, 알량한 법조문을 내세워 힘없는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공간마저 시의 이름으로 빼앗으려 한다면 과연 그들을 시민의 충복이라 이름 붙일 수 있겠는가? 진정 시민을 위한 화성시라면 억울함을 호소하며 싸우고 있는 우리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단 한 번만이라도 진지하게 들어봐야 한다.
박 혜 명
화성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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