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현장도우미로 양포동 혁신

양주시 검준공단에 필자가 일하고 있는 연구소가 위치해 있다. 이 연구소는 양포동(양주·포천·동두천-세계적 니트생산지)을 중심으로 산재돼 있는 3천여 섬유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와 실질적인 매출 증대를 이뤄내는 데 그 설립 목적이 있다. 이렇듯 연구소의 살 길이 오직 기업의 성공밖에 없다는 것을 확실히 알기에 연구소 슬로건으로 ‘기업 현장에 연구소의 미래가 있다’고 외친다.

 

연구소의 기업 지원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정부의 기술 개발 과제를 업체와 공동 수행하면서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방법이다. 둘째, 유관 섬유기업들을 모아 클러스터를 구성하고 신제품을 개발한 후 직간접적인 오더를 수주받아 매출을 일으키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연구소의 연구 장비 및 생산 설비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사업, 인력양성교육사업, 전문가의 현장애로기술지원사업 등을 운영하는 것이다.

 

현재 경기북부(양포동) 지역에서 가장 시급하면서 효과적인 지원 방법은 단연 현장애로기술지원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소기업 위주의 양포동 섬유기업은 대부분 기업 부설 연구소가 없기 때문에 우리 연구소가 보유한 전문 인력과 시설을 십분 활용하여 업체의 실질적인 애로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가 연구 개발 분야에 연간 약 14조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 곳 업체들에는 해당되지 않는 ‘그림의 떡’일 뿐이므로 이 같은 현실적인 지원책이 가장 적합한 방안이라고 판단된다. 현장애로기술지원사업은 2011년부터 사업명을 ‘기업현장도우미사업’으로 변경해 보다 다양하고 심층적인 지원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섬유기업의 실정에 맞는 기업 밀착형 종합 지원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지원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 인력 확보가 관건이다. 현장에서 30년 이상 실무 경험이 있는 전문가만이 기업 현장에 도움이 되는 기술 전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연구소가 주축이 돼 21개의 소모임이 구성돼 있고 소모임별로 10여개의 기업들이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결국 ‘기업이 찾는 연구소’가 되는 지름길은 꾸준한 교류를 통해 다양한 협조 방안을 찾아내는 것뿐이다.

 

김 숙 래

한국섬유소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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