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가 다른 2개 이상의 음이 동시에 울렸을 때의 합성음이 화음이다.
최근 남자의 자격이라는 방송프로그램에서 30여명의 합창단원이 보여준 화음은 그야말로 판타지였다. 대부분 성악을 전공하지 않은 합창단원들의 목소리였지만 그들이 들려준 소리는 듣는 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다.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와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밑거름이 되어 아름다운 소리를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방송에서 보여 준 합창단원들은 각기 다른 삶의 현장에서 각자 맡은 일을 해오다 합창제에 나가기 위해 급조됐다. 하지만 이들이 보여준 화음은 몇달만에 만들어진 합창단의 실력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들이 들려준 목소리에 학창시절 보잘품 없고 자그마한 합창단실에서 단원들과 화음을 맞추며 연습했던 시간이 오버랩됐다.
내가 다니던 대학 합창단도 많은 단원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정기연주회에 설때면 35명 안팎의 단원들이 멋진 화음에 매료됐고, 힘들고 기나긴 여정속에서도 함께 기쁨을 만끽한 시절이 떠오른다.
관객에게 아름다운 화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여러가지가 뒷받침 돼야 한다. 합창단원을 이끌어가는 지휘자의 실력과 카리스마가 중요하다. 특히 합창단원들이 지휘자를 믿고 따라야 하며 합창단원 간에도 서로 신뢰하는 믿음이 필요하다. 이처럼 복합적인 여러가지 요소가 한데 어울려 모나지 않게 둥글게 굴러가야 한다.
각종 합창대회나 관객 앞에 섰을 때 지휘자는 관객을 등지고 선다. 지휘자는 합창단원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과장된 얼굴표정 등을 표현한다. 편안한 마음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듬으로써 관객들에게 천상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다.
#지난 9월 경기도에서 전국 최초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됐다. 주요 골자는 체벌금지, 강제 야간자율학습과 보충수업 금지, 두발·복장의 개성 존중 및 두발길이 규제 금지, 학생동의 아래 소지품 검사 등이다.
학생인권조례가 10월 5일 공포·시행되면서 학교가 달라지고 있다. 상당수 학교들이 두발길이를 규제하지 않는 등 발빠른 대처를 하고 있지만 체벌 등을 두고 서는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일선 교사들이 당황하고 있다. 더욱이 내년 3월 신학기부터 본격 시행된다면 학교 현장에서 적지 않은 마찰과 혼란이 예상된다. 학교별로 학교생활인권규정개정 심의위원회를 구성, 인권조례에 부합하도록 학칙 및 규정을 제·개정하기 위해 준비중이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될지 의문이다. 예전처럼 선생님들로부터 체벌을 당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사라지지는 않았다. 일부 교사들의 폭력은 자행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인권조례가 필요한지 모른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이같은 인권조례 시행으로는 학교현장이 혼란스러울 것으로 우려,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교과부의 초중등 교육법 개정 주요 골자는 학생인권 문제를 학칙으로 제한하는 권한을 학교장에게 부여하는 내용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체벌 전면금지에 대해 반발, 교육적 벌 허용을 촉구했다.
이들은 학교질서 붕괴 현상 심화, 학생의 학습권 및 교사의 교수권 침해사례 급증 등 많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교과부의 초중등교육법 개정, 경기도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교총의 교육적 벌 허용 촉구 등 모두 추구하는 목표는 같다. 서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방법만 다르다. 서로가 자기들의 목소리만 낸다면 불협화음이 날 수밖에 없다. 불협화음이 내는 소리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 학부모에게 돌아간다.
교과부와 경기도교육청, 교원단체는 합창단의 지휘자다. 불협화음이 아닌 아름다운 화음을 낼 수 있도록 서로 고민하고 소통해야 한다. 2011년 학교현장이 평온하길 기대한다.
정 근 호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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