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이봉주, 칼루이스의 발

분당서울대병원 박문석 교수에 따르면 평발 또는 편평족이란 발바닥의 안쪽, 발뒤꿈치 앞쪽의 아치가 소실되는 것을 말한다.

 

만약 이 아치가 서 있을 때만 소실되고 발뒤꿈치를 들고 서는 경우 다시 생긴다면 이는 유연성 평발(편평족)이다. 두 자세에서 모두 아치가 소실되는 경우는 강직성 평발(편평족)이라고 한다.

 

박지성, 이봉주, 칼루이스 등 세 선수의 발(足)의 공통점은 평발이다. 여기에서 평발의 의학적 정의를 진단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보통사람의 발보다는 장시간 달리기를 요하는 운동 선수에게 불리하게 작용 되는 사실을 말하고자 한다.

 

그러한 핸디캡을 딛고 세계적 선수가 된 배경에는 피눈물 나는 본인의 노력이 숨겨 있다. 축구 영웅 ‘마라도나’는 가슴 트래핑 연습을 하루에 5천 번씩 하였다고 한다. 골프의 최경주 선수도 매년 3만명이 도전해 35명만 통과한다는 PGA(미국남자프로골프협회) 입문 테스트에 주변의 무모하다는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두 번의 도전에 성공하였다. 그 무렵 3만번의 스윙으로 드라이버 해드가 깨질 정도였다고 한다.

 

몸에 좋다는 건 다 거둬 먹였지만 뱀과 자라가 운명을 바꿀 수 없는 이치와 같다. 제16회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76개로 48개에 밖에 획득치 못한 일본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2위의 위업을 달성하였다.

 

따라서 모든 종목에서 우수 선수가 골고루 나오기 위해서는 학교의 풀뿌리 체육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그런데 학교 체육의 현실은 정반대로 상당한 제약과 한계가 있다. 평준화 정책이라는 소망사고(所望思考)가 일세를 풍미할 때 이미 학생들의 끈기와 집념은 많이 약화되었다.

 

우선 등하교 시 모두 걷는 시간이 없다 보니 기초체력이 없다. 뿐만 아니라 각 학교에서는 등교 순간부터 아침활동이라는 미명하에 독서 등 다양한 시간을 운영한다. 정규 수업이 끝나면 방과 후 활동 내지는 학원 수강으로 오후 내내 얽매여 놓는다. 집에 도착하면 인터넷과 텔레비전에 도취 된다. 학교의 운동부는 대다수 종목이 그러하지만 특히 비인기 종목의 경우 기능이 있는 학생보다는 한 수 낮은 학생들이 많다.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희망자가 없다. 이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제는 집사광익(集思廣益)의 자세로 학교체육 더 나아가 스포츠의 발전과 변신을 위한 변곡점에 와 있다. 일부이지만 각 시·군의 경기단체장들은 순수성을 가져야 한다. 경기단체장이 대단한 벼슬이나 되는 것처럼 관료화 되어도 안된다. 사회단체 보조금을 마치 개인의 주머니 돈인양 정치 입문이나 파워 집단의 교두보로 활용해서는 더욱 안된다. 유능하고 세련된 지도자는 두뇌로 말하지 근육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한다.

 

다음으로 학교에서 즐기는 체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개인의 삶의 질과도 연관된 건강한 신체 조건은 대학입시 등과 맞물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엘리트 체육의 1등만 강조하다 보면 재미있어야 할 스포츠가 흥미를 잃을 수 있다.

 

자장면이 맛 없는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배달이 늦는 것은 참을 수 없다. 우리나라 국민의 조급증 정서를 대변한 해학(諧謔)이다.

 

재미있는 체육, 흥미와 소질(적성)을 살릴 수 있는 엘리트 체육의 조화로 스포츠 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한 지혜가 요망된다.  김기연 한국초등교장協 홍보위원장 여주점동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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