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처분 동원 공무원 ‘후유증’ 심각

이천정신보건센터 “정신적 충격·우울감·수면장애 등 호소”

구제역 살처분 현장에 동원됐던 공무원들이 정신보건센터에서 스트레스를 상담하는 등 정신적 후유증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천시 정신보건센터는 살처분 작업 이후 공무원, 시민 등 5명이 정신적 후유증을 상담했다고 10일 밝혔다.

 

상담자들은 공무원 3명과 공무원 가족 1명, 농업인 1명 등으로 ‘살처분 당시의 충격적 경험이 자꾸 떠오른다’, ‘가축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불안하고 잠을 편히 못잔다’ 등의 현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상담자는 만성피로, 손발 저림 등 과로로 인한 신체증상과 무기력감, 우울감 등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천시 정신보건센터는 살처분이 시작되던 지난해 12월30일 공무원과 축산농가 등을 대상으로 정신적 고통이 있을 경우 상담하도록 일찌감치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관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정신보건센터는 우선 전화를 통한 자가검진으로 상태를 점검하고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적응하도록 유도했다. 또 일부 상담자는 센터를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하도록 조치했다.

 

정신보건센터 최용성 센터장(성안드레아신경정신병원 진료부장)은 “보통 사람이 경험하지 못하는 재해를 당하면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며 “전문가도 아닌 공무원들이 살처분이라는 참혹한 현장을 경험했다면 후유증이 남을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천=임병권기자 limbk1229@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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