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의 귀향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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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서 ‘선경(鮮京)’은 반가운 이름이다. 눈에 밝고 귀에 익숙한 기업명칭이다. ‘SK그룹’으로 이름이 바뀐 ‘선경그룹’의 모체가 옛날 ‘선경직물’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수원시 권선구 평동 일대 11만2천여㎡에 둥지를 틀었던 선경직물은 직물 산업이 호황기를 누리던 1960~70년대에 직원만도 2천200여명에 달하는 등 왕성한 산업활동을 펼쳤다.

 

‘선경’의 출발은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 선경합섬(현 SK케미칼) 등 섬유산업이었다. 나중에 ‘석유에서 섬유까지’란 모토로 수직계열화를 꾀해 석유사업으로, 90년대엔 정보통신 사업으로 확장했다. 선경합섬은 폴리에스터 원사를 만드는 업체였지만 선경인터스트리로 이름을 바꿨고, 1998년 그룹 CI통합 땐 화학과 제약 사업까지 고려한 지금의 SK케미칼로 변신했다.

 

SK의 또 다른 화학계사인 ‘SKC’의 옛 이름은 ‘선경화학(주)’이다. 폴리에스터 필름 생산법인으로 주력사업은 비디오테이프(VHS)였다. 비디오 영상 전성시대에 VHS에 선라이징 로고와 함께 선경화학의 영문 첫 글자를 따 ‘SKC’란 브랜드를 사용했는데, 나중 이 브랜드명이 유명해지면서 회사 이름이 됐다.

 

SKC는 화학사업을 하긴 하지만 태양광용 필름 등 전자재료 분야에서 더 큰 이익을 보며 필름 사업을 크게 보강하고 있는 중이다.

 

SKC는 첨단 필름과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필름 관련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공급하면서 한국 경제성장과 국민경제 향상의 밑거름이 됐다. 특히 인간과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필름 가공 밑 코팅 분야에서 축적해 온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저장 미디어 중심의 사업구조를 첨단 소재 중심의 고부가가치로 저장하였고 첨단디스플레이 광학용, 태양전자용 PET필름을 국내외에 공급한다. 최근엔 PO생산 능력을 확충하면서 폴리우레탄 산업의 리더로 비약했다.

 

1976년 선경화학(주)으로 수원에서 출범한 SKC는 지난해 1조4천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런데 SKC 서울 서초동 본사가 다시 수원으로 돌아온다. 참으로 기분 좋은 낭보다. 지난 28일 수원시와 본사 이전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으로써 한때 제기됐던 타지방 이전설은 종식됐다.

 

2014년 SKC 본사가 수원으로 다시 오는 덴 여러가지 의미가 따른다. 우선 SKC의 연구소 증축과 본사 이전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지방세수 증대 등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 SKC는 수원 이전과 함께 연구소 부문에 300억원을 투자해 12층 규모의 첨단기술중앙연구소(본사)를 신축, 준공할 계획이다. 또 SKC 수원공장부문에 600억원을 들여 광학용필름 생산라인을 증설한 예정이다.

 

이번 MOU 체결은 염태영 수원시장과 박정석 SKC 대표이사 간의 적극적인 협조에 의해 이뤄졌다. 민선 5기 핵심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기업하기 편한 도시 완성의 좋은 사례가 될 게 분명하다. SKC도 이번 협약에 따라 생산라인이 증설되고 본사가 이전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 발휘는 물론 향토기업으로서 지역내 역할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지역의 경제 활성화는 물론 좋아진다. 더불어 일류기업이 귀향하는 것은 금상첨화다. 청운의 뜻을 품고 고향을 떠난 사람이 성공해서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기쁘다. 글로벌 시대의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며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SKC의 꿈은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게 분명하다.

 

수원에서 창업한 SKC의 귀향은 그만큼 수원사람들에겐 각별하다. ‘SK’의 성공 신화가 시작된 수원 ‘선경직물’ 시절이 기억에 새롭다. 다른 선경 계열 기업들도 수원으로 돌아오길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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