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염소가 포함된 식수를 마시고, 각종 첨가물이 들어 있는 식품을 먹고, 자동차 배기가스를 함유하고 있는 공기를 마시며, 석유화학물질로 만든 옷을 입고 살아간다.
불과 100여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화학물질들은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개발돼 전 세계적으로는 약 24만6천여 종의 화학물질이 유통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약 4만1천여 종의 화학물질이 제조돼 사용되고 있고 매년 400여 종의 화학물질이 신규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 중 약 1천여 종이 유해화학물질관리법 등으로 관리되고 있으나, 수계로 배출되는 오염물질에 대해서는 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
이러한 화학물질들은 2010년 헝가리 알루미늄공장의 산업폐기물 저장시설 붕괴로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유럽을 관통하는 다뉴브강을 오염시켰으며, 중국 양쯔강 지류에서는 화학물질이 담긴 드럼통 3천개가 강물을 오염시키는 등의 사고로 환경 재앙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산업이 발전하고 다양해짐에 따라 유해화학물질들의 종류와 사용량은 크게 증가하고, 폐수를 통한 수서생태계의 오염은 가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폐수 내에 있는 수만 종의 유해한 화학물질들을 모두 개별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고, 화학물질들 간의 상호작용에 의한 총체적 독성은 더욱 예측하기가 어렵다.
미지의 독성물질에 대한 개별대응의 한계가 있음으로 산업폐수에 대한 통합독성을 평가하는 생태독성관리제도는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생태독성관리제도란 산업폐수 등에 포함돼 있는 오염물질의 혼합독성과 미지의 수많은 유해물질의 독성에 매우 민감하고, 생태계적으로 중요한 미생물, 조류, 물벼룩, 어류 등에 미치는 독성영향을 분석하여 그 영향 정도에 따라 산업폐수 배출원을 관리하는 제도로 선진국에서는 이미 배출수 관리수단으로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1년부터 아시아 최초로 본 제도를 시행하게 됐고,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물벼룩을 이용한 생태독성실험실을 설치해 전문가를 양성하는 등의 인프라를 구축하였다. 따라서 오폐수를 많이 배출하는 폐수배출사업장과 폐수종말처리시설, 공공하수처리시설에 대해 통합독성을 평가해 수계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깨끗하고, 건강한 하천으로 되살리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이정복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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