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많은 부모들은 자녀가 공부도 잘하고 건강하며 나아가 남보다 뛰어난 영재 능력을 길러 나가기를 소망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부모의 자녀 교육열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왕성하여, 영재교육에 대한 관심도 크다. 이와 더불어 정치가들이나 정책 결정 위치에 있는 이들 또한 교육에 관심이 지대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 사회의 건전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 국민교육 차원에서의 영재교육 내지 영재성 교육은 일반화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 뛰어난 인력이 그 사회의 파워라는 인간자본론(Human Capital Theory), 다시 말하면 그 사회의 인적 요소의 질이 그 사회의 질을 좌우한다는 주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영재교육의 일반화에 앞서 기본을 다지는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도 강조하고 싶다. 흔히 말하는 창의교육도 중요하지만, 이 창의교육도 두뇌의 회전반경을 다진 다음에 이루어져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두뇌의 회전 반경을 다지는 교육은 우선 읽고 외우는 기초교육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나라 영재교육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조선시대의 왕세자 교육에 ‘고강(考講)’이라는 것이 있다. 고강은 과거 응시자들이 보는 구술시험과 성균관에서 실시하는 전기 시험을 일컫는 말인데, 왕세자도 세자시강원에서 고강을 치렀다. 시험의 형태는 어떤 주제를 정하고 묻고 대답하는 형식으로, 오늘날 논술 성격의 면접 형식을 지니고 있었다. 논리적인 토의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어린 왕자들의 두뇌 발달을 빠르게 촉진시켰던 것이다.
또 왕자교육에 인두(人頭)수련법이란 방법을 썼는데 이는 크게 소리를 내어 책을 읽고 모두 암송하는 것으로 두뇌를 연마하여 두뇌 발달과 역량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음의 고저장단에 맞춰 몸을 좌우로 흔들면서 글의 내용을 소리로 진동시켜 뜻을 새기게 했다. 인두수련법에 능숙한 왕자는 경서 한권을 통째로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암송했으며, 그 깊은 뜻을 이해했다고 한다.
필자의 오랜 경험에 의하면 기본을 다진 학생들의 학습 효율이 다른 경우보다 훨씬 높아지는 것을 경험한 적이 많다. 진정 자녀의 영재성을 길러주기 위해서라면 조선의 왕세자교육의 사례처럼 읽고 외우며, 토론하는 기본 교육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새길 필요가 있다. 이철웅 포천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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