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청렴·투명성이 경쟁력이다

지난해 튀니지는 일명 ‘자스민혁명’으로 벤알리 대통령의 24년 독재가 끝났다. 이집트도 시민혁명으로 30년 무바라크 독재가 막을 내렸다. 리비아의 42년 카다피 대통령의 철권독재도 시민저항으로 붕괴되고 있는 듯하다.

 

이와 같은 독재정권에서 우리는 두 가지의 공통된 사실을 찾을 수 있다. 역사의 흐름이 정지된 독재는 본인이든 측근이든 부정부패로 썩고 있다는 것과 독재정권은 언젠가는 반드시 붕괴된다는 것.

 

고인 물이 썩는다는 것은 자연의 진리다. 역사의 진리 또한 마찬가지다. 순환과 변화를 희망하는 시민과의 소통이 막힌 독재정권은 썩고 부패하기 마련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인간에게 부정부패가 생기는 것은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지 못하고 생각과 마음이 고여 있기 때문이다. 구태와 관행, 관례의 수렁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욕망이라는 유전자를 키워 스스로를 옭아매기 때문이다.

 

뇌물과 부패는 역사가 오래되었고 현대사회까지 국가와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교묘한 방법으로 모든 분야에서 발전(?)해 왔다. 연일 보도되는 부정과 비리 기사가 오늘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작년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는 5.4점으로 조사대상 178개국 중 39위를 차지했다. 공동 1위가 싱가포르와 덴마크, 뉴질랜드로 9.3점이고, OECD 국가 평균이 6.97점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우리나라는 하위권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경제규모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세계 11위로 성장해 왔다. 그렇지만 경제성장에 버금가는 투명성, 윤리적 행동, 국제행동규범준수 등 사회적 책임은 다하지 못했던 것 같다. 현대사회는 기업이든 행정기관이든 청렴도가 경쟁력인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또 부정부패 없이는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없기에 지금부터라도 국제적 수준의 청렴도 향상을 위한 로드맵의 수립과 강력한 추진이 필요하다.

 

청렴도 향상과 투명성 제고는 지방자치단체도 예외일 수 없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깨끗하게 정착되어야 국가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것은 자명한 현실이다. 이에 수원시에서는 공직사회의 청렴도를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시민과의 소통을 통한 투명성제고를 시정의 주요 목표로 삼아 추진하고 있다.

 

시민의 시정 참여와 옴부즈만 기능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12명이었던 시민감사관을 각 분야 전문가를 포함하여 32명으로 대폭 확대하였고 향후 감사담당관을 개방형 전문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또한 공직자들이 의식개혁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게 해 개혁적 마인드를 키우고, 비리 공직자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시행과 민원만족도 전화설문조사를 통해 부정과 비리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했다. 시의 각종 계약과 정보를 공개하고 모든 정책의 과정부터 시민과 전문가를 참여케 하는 사람 중심의 소통행정을 추진하고 있다.

 

공정한 사회, 청렴한 사회, 투명한 사회의 길은 그냥 이뤄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법과 제도도 필요하고 정부나 지자체의 추진 의지와 사회경제적 시스템 등 총체적인 분야에서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사람의 의식이 가장 중요한 분야이다. 시민, 기업인, 공무원 등 사회구성원 모두가 모든 생활에 투명성과 책임성을 바탕으로 스스로 의식을 변화하지 않으면 청렴도는 향상될 수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과 수원시의 청렴도가 세계 최고인 국가와 도시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김응렬 수원시 감사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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