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서해안은 밀물과 썰물에 의한 수위차가 매우 크며, 국내 갯벌 면적의 83%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 북해해안, 캐나다 동부연안, 아마존강 유역 등과 더불어 세계 5 대 갯벌중의 하나이며, 다양한 생물종이 분포하는 자연의 보고이다.
갯벌 연안습지의 생산력은 연근해에 비하여 10~20 배가 높고, 농경지나 산림지역과 비교하여도 더 우수하며, 사람들의 정서를 안정시키고, 갯벌체험과 조류 관찰장소 등 무한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순천만의 갈대숲은 우리나라에서 철새도래지로 제일 유명하며, 세계 5대 연안습지로 람사협약에 등록되어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
영국의 과학전문지인 네이처에 의하면, 연안습지 생태계의 경제적 가치는 0.01㎢당 9 천900달러로서 농경지의 92달러 보다 100배 이상이며, 우리나라 갯벌의 연간 가치는 갯벌 총면적을 2천550㎢으로 적용할 경우 연간 9조9천934억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소중한 갯벌과 연안습지가 농지와 산업용지를 확보하기 위한 대단위 간척사업으로 인해 사라지고 있는데,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시화호의 간척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로 인해 이곳에서 서식하는 많은 생물과 식물이 사라지고, 환경오염을 일으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기도 하였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새만금 간척사업은 시화호에서 얻은 소중한 교훈을 거울삼아 다양한 지혜와 노력으로 제2의 시화호가 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 유럽에서는 갯벌의 소중함을 우리보다 먼저 체험하고 간척지를 원래의 상태로 만들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도 더 늦기 전에 외국의 사례를 교훈 삼아 좋은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갯벌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고 더 이상 훼손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2008년부터 해마다 도내 서해안 갯벌의 건강상태를 조사하고 있는데 다행히 아직까지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지난해에는 갯벌에서 생산된 천일염의 우수성을 연구하여 전국에 홍보함으로서 지역경제 발전과 갯벌 보전에 크게 기여한바가 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과거 50년간 주한미군의 사격훈련장으로 사용하던 화성시 매향리 사격장이 2009년 주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앞으로 불발탄 제거와 오염된 갯벌을 정화하여, 이곳에서 생산된 어패류 검사 결과가 안전하게 나타나면 주민들이 마음 놓고 갯벌을 삶의 터전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생명의 땅인 소중한 갯벌을 후손에게 그대로 물려줄 수 있도록 건강하게 지키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정복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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