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유토피아(Utopia)’란 말은 1516년 토머스 모어(T.More)가 그의 책 ‘Utopia’를 출간하면서 널리 알려진 용어이다.

 

그는 그리스어의 ‘ou’(일반적으로 부정형에 사용되며, 라틴어로는 ‘u’로 번역됨)와 ‘topos’(장소, 지역의 뜻)를 합쳐 Utopia라는 말을 만들었다.

 

그로부터 수세기가 지나오면서 유토피아는 애초 새로운 말이 지닌 여러 가지의 복잡한 의미를 간직한 채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유토피아는 중세적 사회질서에서 근세적 사회질서로 옮아가는 재편성의 시기를 맞아, 또는 거기에서 생기는 사회 모순에 대한 단적인 반성으로서, 또는 근세 과학기술 문명의 양양한 미래에 대한 기대에서 생긴 것이다.

 

유토피아에 대한 생각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라와 종족, 시대에 따라 나름대로 사회적 배경과 사상적 흐름이 있으며 이러한 사상은 대부분 유토피아라는 말 자체가 함축하고 있듯이 공상적인 관념의 세계 속에서 그려지는 이상향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현실세계에 대한 반발이나 회의적인 태도에서 생겨나기도 한다.

 

이러한 사상들은 구체적인 형태로 묘사하고자 하는 인간의지의 표현으로 바로 유토피아라고 하겠다.

 

한 인간이 꾸려가는 삶의 내용과 형식은 주어진 삶의 조건과 자아와의 끊임없는 변화의 과정이면서 결과이기도 하다.

 

인간과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기에 삶은 어느 순간도 완전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인간은 삶의 조건인 환경이 불편할 때에는 존재의 가치를 부정할 정도로 위협적이나 괜찮을 때에는 존재의 가치를 최고도로 발휘하게끔 우호적이다.

 

그러면서 인간은 태어남에는 피동적이지만 살아감에는 능동적이어서 환경에 자신을 적응시키거나, 환경을 자신에 적응시키거나 또는 서로 적응시킴으로써 삶의 조건을 수정하려고 한다.

 

인간의 문화와 역사는 바로 이러한 수정의 노력이 점철된 흔적이다.

 

도시계획과 관련된 유토피아도 이러한 현실 수정의 한 방식이고 처방이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독특하면서도 대단히 보편적인 인간의지의 표현이다.

 

그것은 아주 옛날부터 역사상에 틈틈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옛날방식의 표현이었으며 앞으로도 이 세상이 다 할 때까지 줄곧 ‘인간 의지의 표현’으로 나타날 것이다.

 

김희병 ㈜어반플레이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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