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서울대병원 유치 MOU만기 앞두고 연장 ‘고심’

병원측 재원·추진일정 제시 안해

오산시민들이 서울대학교 병원 유치에 강한 희망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가 20일 앞으로 다가온 병원 유치를 위한 MOU 기간 연장과 파기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8일 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5월 시와 경기도, 서울대학교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측이 내삼미동 122 외 103필지(12만 3천115㎡)에 서울대병원 및 서울대치과병원을 건립하기로 MOU를 체결한 후 1년 연장한 MOU 기간 만기가 오는 28일로 다가왔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병원 측은 최근 시에 ‘서울대병원 오산 유치를 위한 최종 용역’ 결과를 통보했다.

 

시 관계자는 시민 1천 명과 서울대병원 관계자 5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용역 결과에서 시민은 90%, 병원 관계자는 80% 이상이 병원유치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대병원 측은 현재까지도 병원 설립을 위한 재원조달이나 추진일정 등 일체의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이 시민들의 희망과 서울대병원 측의 추진의사가 불명확하면서 시 안팎에서는 ‘MOU를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과 ‘2년이 지난 상태에서도 서울대병원 측이 정확한 추진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만큼 만기 경과를 통해 자연 소멸(파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시가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바람을 따르자니 정확한 로드맵도 없이 서울대병원 측에 끌려간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고, 파기하자니 시민들의 희망을 꺾는 것 같아 아직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서울대병원 측의 의사를 확인하고 있는 만큼 MOU 기간 만기일 전에는 어떠한 형태든 시의 입장을 정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병원의 오산 유치와 관련해 내부적인 검토는 계속하고 있으나 최종 이사회에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연장이든, 파기든 시의 최종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는 서울대병원 측과 MOU를 체결한 이후 535억 원을 들여 지난 4월 토지보상을 완료한 상태여서 협약이 파기될 경우 원토지 소유주들과의 환매소송이 우려되고 있다.

오산=정일형기자 ihju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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