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존중 되찾는 스승의 날

다가오는 15일은 제30회 스승의 날이다. 이날은 어느 청소년 단체 학생들이 병 중이거나 퇴직한 은사들을 찾아뵙던 아름다운 전통에서 시작되었다. 그 후 학생 교육을 위해 묵묵히 애써 주신 선생님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존경심을 표현하기 위해서 사회적 합의로 기념일을 제정해 운영해 온 것이다.

 

그런데 막상 당사자인 교사들에게는 이날이 그리 즐겁고 행복한 날로 기억되지 않은 것은 왜일까? 언제부터인가 스승의 날 무렵에는 어김없이 일부 언론에서 촌지 등 부정적인 측면을 보도해 마치 교사들이 부패의 온상인 양 몰아붙이는 사례가 있어 교사들을 한없이 움츠리게 한다. 극히 극소수 사례를 일반적인 일로 확대 보도한 데서 대다수의 교사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다 보니, 이날이 착잡하고 부담스러운 날이 되어 버린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부터 스승을 존경하고, 항상 남을 배려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가르치는 것은 교육이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이다. 학생들의 가장 가까이에서 그들에게 헌신적으로 사랑을 베풀고 진리를 일깨워 주시는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감사는 무엇보다도 우선이라 할 수 있다. 교사들이 스승의 날을 당당하게 맞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시급한 이유다.

 

모든 사람은 헬렌켈러와 그의 위대한 스승 설리번을 기억한다. 헬렌켈러가 아무리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하더라도, 헌신적으로 지도한 스승이 없었다면 어떻게 기적과 같은 일이 가능했겠는가? 오죽하면 헬렌켈러가 자서전에서 자신의 유일한 소원은 죽기 전에 3일 동안 눈을 뜨고 보는 것이고, 그 첫 순간에 나를 이만큼 교육시켜준 나의 선생님 에미 설리번을 찾아가겠다고 했겠는가?

 

학교 현장을 들여다 보면 우리 선생님들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학생들의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해 헌신하고 있으며,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과중한 업무에도 오직 학생들을 향한 희망과 열정으로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제 스승의 날에는 마음이 담겨지지 않은 조그만 선물보다는,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교사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느끼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교사도 제자에 대한 숭고한 사랑과 실천을 다짐하는 그러한 행복한 날이 되었으면 한다. 교사가 자존감을 찾고 긍지와 보람을 갖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 공교육의 신뢰가 제자리를 잡아 가도록 했으면 한다.   허봉규  경기도교육정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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