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나기운동, "몹쓸 생각을 할때 그들이 찾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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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운영비 지원·사회복지協 모금운동…절망에 빠진 이웃 3만명에 ‘나눔의 기적’

늘어나는 빚… 아내의 가출… 눈을 뜨면 지옥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광명시 광명2동에 거주하는 A모씨(51)는 지난해까지 요식업에 종사를 했으나 늘어나는 빚을 감당할 수 없어 폐업을 했다. 부인은 가출을 했고, 고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와 생활하고 있다. A씨는 보증금 50만원 월세 26만원에 생활하고 있으나 장기간 월세를 미납한 상태다.

사실상 나는 고아다… 수면제에 의지해야 잠들 수 있다…

하안동에 사는 B모(42)씨는 일곱 살 때 어머니가 정신병원에 입원하면서 친형제들과 뿔뿔이 헤어졌다. 그때부터 최 씨는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대인기피증과 정서불안 등으로 신경안정제 및 수면제를 복용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최씨는 실종 및 사망신고 처리돼 주민등록도 말소된 상태다.

열심히 일했지만, 아이 둘 그리고 임신한 아내는 길거리로 내몰렸다

C모씨(39)는 2년전 실직후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일이 많지 않아 인력시장에서 허탕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 허다하다. 설상가상으로 아내는 셋째아이를 임신중이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임신 후부터 병원진료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첫째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으로 기관지 천식을 앓고 있고, 유치원에 다니던 둘째아이는 최근 유치원을 끊었다. C씨는 보증금 700만원에 월 30만원의 반지하방에서 거주하고 있으나 월세를 제때 내지 못하고, 이미 보증금도 소진돼 800만원이 체납된 상태다. 더구나 지난 여름 집중호우로 인해 집이 수해피해를 당해 위기상황에 처했다.

 

시는 이처럼 절망을 희망의 빛으로 바꿔주는 ‘희망나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희망나기는 희망을 만드는 ‘나눔의 기적운동’이다.

 

“더이상 복지사각지대는 없습니다. 희망을 만드는 나눔의 기적을 통해 새로운 복지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양기대 광명시장이 ‘나눔’의 복지를 통해 시민들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어가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생활이 어려워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지만 공식적으로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차상위계층 등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광명시가 발벗고 나섰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제도적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서민과 소외계층을 돕기 위한 ‘광명 희망나기운동’이 지난 4월 출범식을 열고 활동에 돌입했다.

 

희망나기는 광명시와 광명사회복지협의회가 힘을 모아 사랑을 실천하는 것으로 지자체와 민간복지법인이 업무협약을 통해 희망나눔 운동을 펼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광명시가 희망나기운동본부에 운영비 등을 지원하고, 사회복지협의회는 범시민 모금운동을 전개해 불우이웃을 돕는 방식이다.

 

희망나눔본부는 공식적인 복지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차상위 계층 등을 중심으로 대상자를 선정해 생계비, 의료비, 교육비 등을 지급한 뒤 결과를 공개하게 된다.

 

지원 대상은 ▲자식과의 관계 단절 등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 ▲교육비ㆍ생활비 등이 부족한 한부모 가정 ▲중증질환으로 의료비 부담이 큰 가정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위기 청소년 ▲일시적으로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청ㆍ장년층 ▲생활이 어려운 조손가정 등이다.

 

시는 이 같은 지원 대상이 3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광명희망나기 운동’의 가장 큰 장점은 공공기관과 민간단체와의 네트워크가 잘 구축돼 있다. 광명시는 철산, 하안, 소하, 각 지역 권역별로 공공복지기관과 민간단체가 함께 공유하고 있다.

 

광명 희망나기 운동의 목적은, 우리 이웃중 사회복지 제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이런 저런 조건이 되지 않아 도움을 받지 못하는 분들, 소위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을 돕기위함이다.

 

‘광명희망나기’에 동참하겠다는 기업과 개인, 단체의 사랑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4억5천만원이 모금됐다.

 

경기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무한돌봄 사업은 최저생계비 170%, 재산 13,500만원, 금융재산 300만원 이하 와 같이 경기도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서 지원을 하는 방식이다. 반면에 희망나기 운동은 개개인의 사정을 좀더 소상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지원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무한돌봄 사업의 지원대상자와 중복되지 않도록 하고, 대상자 선정에서 보다 대상자의 사정에 맞는 유연한 선정이 가능하다.

 

또한 지원 성격도 차이가 있다. 무한돌봄 사업은 갑자기 위기에 빠진 가정을 긴급하게 지원해서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는, 공공기관의 긴급 구제 성격이라 볼 수 있는 반면 희망나기 운동은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서 이뤄진다. 예를 들어 주부와 직장인들이 마일리지, 월급 끝전 모으기 등 생활속의 기부를 통해 모금,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시민들을 지속적으로 돌보고 그들의 처지에 맞게 지원을 해주는 방식이다. 이 운동은 스스로 자립하기를 도울 뿐만 아니라 아울러 우리 사회의 기부 문화가 확산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희망나기 운동’은 생계비가 없어 굶는 가정, 돈이 없어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 병원에 못 가거나 치료시기를 놓쳐 병을 키우는 환자, 경제사정으로 가정이 해체 되는 등 심각한 위기에 처해 혼자 힘으로 극복이 어려운 사람이 힘을 내고 일어설 수 있도록 원스톱·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양기대 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복지사각지대의 해답은 ‘광명희망나기’라고 강조했다.

 

양 시장은 특히 ‘광명희망나기’출범과 함께 남긴 글을 통해 “그동안 광명에 뿌린 ‘희망홀씨’들이 싹트는 보람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윤철 광명시사회복지협의회장은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시민들에게 우리의 관심과 나눔이 전달돼 모두가 행복해지고 더불어사는 행복한 지역사회가 이뤄지길 바란다”면서 “희망나기가 소외된 이웃 모두에게 나눔의 기적이 되서 작은 희망으로 승화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광명=김병화기자 bh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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