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다시 읽기

최근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각 당의 노력이 한창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했고, 공교롭게도 각 당의 전통적 지역 기반을 벗어난 수도권 출신 의원이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각 당의 이러한 변화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 각 당의 사활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 국민을 말하지만 그 속에 국민은 없어 보인다. 정치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국가와 국민이라는 거창한 담론을 거론할 것도 없이 현실의 토대 위에 서 있는 나와 이웃의 구체적 삶을 돌아보고 스스로에게 자문하는 노력과 모습이 필요하다.

 

이명박 정부 들어 민주주의가 후퇴되고 특정 집단이 권력을 사유화한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70%가 넘는 응답자가 다시 뽑고 싶지 않은 대통령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지목하기도 했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이명박 정부가 그토록 조롱하고 비아냥거렸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전·현직 대통령 호감도 조사에서 30.3%를 나타냈다. 이명박 대통령은 7.6%였다. 또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직무평가만족도 결과에서도 이 대통령 ‘잘하고 있다’ 30.7%, ‘잘못하고 있다’ 64.1%로, 노 대통령이 ‘잘했다’ 65.9%, ‘잘못했다’ 28.6%로 조사됐다. 또 다른 잣대에서 보면 참여정부가 추구했던 가치는 이명박 정부의 철학과 비교할 수 있는 교본처럼 자리매김됐다.

 

오늘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2주기이다. 근본으로부터 반성과 개혁이 없는 각 정파의 정치공학적 정치 포장의 접근 방식으로 보면서 다시 노무현의 가치를 생각한다. 노무현이 추구했던 반칙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 소통의 정치, 상생과 협력의 정치, 지역 정치 구도 타파, 국토의 균형 발전은 우리 시대에 더욱 필요한 가치가 됐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상고를 졸업하고 변호사가 됐던 노무현. 지금의 잣대로 보면 간단치 않은 삶의 궤적을 유추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해관계에 따라 유불리를 판단하고 처신하는 데 익숙해진 우리는 묵묵하게 소신대로 한길을 걸은 그를 이해 못했다. 그저 세상 잣대로 해석한 것이 바보였다. 당신은 바보다.

 

그런데, 국민은 바보에 감동하고 열광했다. 그리고 그를 뜨겁게 사랑했다. 국민이 대통령인 것을 알게 했던 노무현, 권력을 내려놓고 국민에게 친구로 다가왔던 노무현, 그가 오늘 그립다.

 

조광명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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